광주글로벌모터스 ‘노사상생 자동차’ 잘 굴러갈 수 있을까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사상생 자동차’ 잘 굴러갈 수 있을까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8.03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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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형 일자리 1호 완성 단계…생산 규모, 수익 확대 관건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 7월 27일 '성공적 양산 D-50 합동 점검 및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사는 지난 7월 27일 '성공적 양산 D-50 합동 점검 및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정책 중 하나로 지역경제와 기업·근로자 등이 모두 잘 사는 ‘상생형 일자리’ 1호인 광주형 일자리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 기업으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공장 건립을 완료하고 오는 9월 15일 본격적인 차량 생산에 돌입한다. 현재까지 총 520여명을 채용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동계가 노사민정위원회에서 탈퇴했다 복귀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최대주주인 광주그린카진흥원의 방만 경영이 발각돼 원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GGM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사장의 연봉을 총 3억8000만원으로 책정해 임원의 임금은 일반 근로자 평균 연봉 3500만원의 2배 이내로 지급한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러 잡음이 모두 일단락되고 GGM은 완성차 생산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완성차 생산을 시작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것을 상생형 일자리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을까. GGM 입장에서는 온전한 기업으로서 생산 활동을 본격화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생형 일자리라는 개념을 보다 폭넓게 해석해 중소 부품업체도 동반성장해야 하고, 3500만원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복지를 위한 사업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고 품질 자동차 생산 자신 있다”

노사 상생도 중요하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최근 GGM 노동자 4인과 빛그린산업단지 입주 기업 노동자 1명, 총 5명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빛그린산업단지 내 대기업·중소기업·노동자·지역주민 등 모두가 사회대통합을 이루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GGM의 차량 생산 개시가 전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GGM은 9월 15일 첫 완성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장 그룹장과 조장을 중심으로 올해 입사한 기술직 신입사원들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기술을 익히면서 최고 품질의 자동차 생산을 자신하고 있다는 게 GGM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4월 5일 차체공장, 12일 도장공장, 15일 조립공장 순으로 시작한 시험생산에서 실제 출시할 차량과 똑같은 차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생산된 차를 연구소로 보내 작은 결점에서부터 품질 전반적인 문제까지 실험을 통해 점검·보완하고 있다. 생산 목표는 올해 연말까지 1만2000대, 내년에는 7만대다.

GGM의 최대 장점은 친환경 구조와 유연한 시스템,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인 GGM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향후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라인을 설치하지 않고도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2019년 9월 20일 법인 설립 이후 꾸준히 지역 인재를 선발해 52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1교대 인력을 모두 확보한 것이다. 현재도 신규 채용이 계속 진행 중으로 궁극적으로 1000명 채용을 목표로 한다. 전체 채용인원의 90% 이상이 광주·전남 지역 인재로 지역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장 건설에 투입된 44개 장비업체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업체의 참여율이 98%로 42개 업체에 달하고, 이 기간에 투입된 연인원 13만7200여명 중 지역 인력이 10만9350여명으로 79%를 차지해 지역 업체와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실천했다.

GGM은 ‘노사 상생’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현재 박광태 대표이사부터 갓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로자 대표와 회사 측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고 해답을 모색하는 구조를 갖췄다. 회사 측은 매월 한 차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생 경영 설명회를 열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GGM은 7월 27일 ‘성공적 양산 D-50 합동 점검 및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 대표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회사 설립 2년 만에 자동차 양산을 앞두고 있어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면서 “9월 양산에 돌입할 때까지 전력을 다해 광주시민이 환호하고 소비자가 만족하는 무결점 자동차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공장 전경.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공장 전경. <광주글로벌모터스>

박 대표는 “자동차 양산은 끝이 아니라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새로운 시작이자 도전인 만큼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으로서 안착하고 나아가 세계 최고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GGM이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하고 높은 수익을 내야 노동자·중소부품업체도 더불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진정한 상생형 일자리가 되기 위한 요건을 얼마나 갖췄느냐이다. 노사민정협의회 노동계 대표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에 따르면 노동계가 관심을 갖는 사회적 합의 사항은 ‘사회적 임금’과 광주지역 부품업체들의 동반성장이다.

윤 의장은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GGM이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아직은 향후 사업 전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광주지역 부품업체가 동반성장 하려면 연간 20만대를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GGM이 목표로 제시한 내년 7만 대 생산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을 3500만원으로 낮추는 대신 주거·교육·생활편의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에 대한 관심도 높다. 윤 의장은 “현재 GGM에서 일하는 광주·전남지역 근로자들에 대한 주거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향후 주거·교육·생활편의 서비스 지원을 어떻게 진행할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GGM이 향후 차량을 얼마나 생산하고 수익을 얼마나 내느냐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차량만 생산할 것인가,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도 생산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GGM의 사업 규모나 전개 방향에 따라 광주형 일자리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GGM 관계자는 “지나친 예측이나 우려는 현 상황에 맞지 않다”면서 “이미 520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상생형 일자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형 일자리 완성, 사업 성과 있어야

광주글로벌모터스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글로벌모터스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이외에 노동계가 요구했던 ‘노동이사제 도입’은 노동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생협력협의체나 노사상생일자리재단 등을 통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와 부사장의 연봉 합계를 3억8000만원 이하로 책정한 것에 대해서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사 임금 20% 삭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합의한 ‘사회적 임금’은 주거 지원을 비롯해 보육을 위한 거점형 공공직장어린이집 건립,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한 개방형체육관 운영, 노사상생동반성장센터 운영, 통근버스 지원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광주시와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사회적 임금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주거문제다. 광주시와 GGM은 광주·전남지역 내 먼 거리에서 일하러 온 청년들에게 선별적으로 거주지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공공부문 주거단지에 공실이 있는 경우 노동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이 같은 노동자 주거 지원은 LH·광주도시공사·광주시·GGM 협의체에서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올해 초 신규 공공택지 개발지역으로 선정된 산정지구 내에 광주형 일자리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선정지구 공공택지 개발 사업이 완성되기까지는 약 7년이 걸릴 예정이어서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직원 수가 520명이지만 GGM이 생산할 예정인 경형 SUV AX1이 성공해 직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어떻게 대처할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또 다른 주요 목표는 지역 자동차부품업체와의 동반성장이다. 광주시는 빛그린산업단지 내에 자동차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간 7만 대 생산으로는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는 명확하다. GGM의 첫 번째 양산차인 AX1은 현대자동차가 개발하고 GGM이 위탁생산하는 구조다.

현대차가 기존 협력업체들로부터 부품까지 구매해 공급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GGM이 지역 부품업체들로부터 구매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광주시와 GGM 관계자들은 “AX1이 대박이 나고 현대차 이외 국내외 완성차업체가 생산을 맡기면 충분히 지역부품업체들도 동반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광주시와 GGM은 지역 부품업체들이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GGM의 사업성과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노사민정협의회의 협력이 있다면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으로 이끌 수도 있다. GGM이 차량 생산을 개시한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윤종해 의장은 “추진 주체들이 높은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차량 출고 개시 이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노동계를 대표해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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