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당 ‘매입임대 폐지’ 추진...부동산 임대 시장 대혼란 우려
[단독] 여당 ‘매입임대 폐지’ 추진...부동산 임대 시장 대혼란 우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6.14 09: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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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재등록, 지난해는 ‘매입’ 올해는 ‘건설’
전문가 “법은 상식선에 있어야…영세민 피해 우려”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가 매입임대를 폐지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건설임대와 매입임대를 혼동하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매입임대 폐지를 언급하자 부동산 시장에선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는 건설임대와 매입임대의 구분조차 모호하다는 말이 나온다.

건설임대는 임대사업자가 임대를 목적으로 건설해 임대하는 것으로 주택 공급 의지가 반영됐다고 본다. 매입임대는 단순히 임대사업자가 소유권을 취득해 임대하는 임대 매물로 주택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는 받지 못한다. 보존 등기 전에 임대사업자를 신청해야만 건설임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앞서 특위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에서 주택공급 목적 차이를 지적하며 매입임대 폐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위는 매입임대를 폐지할 경우 임대 등록 말소 예상 물량 약 65만 가구 중 20% 상당인 약 13만 가구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판단했다.

“저희도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에요” 재등록 반영 시 기준 모호

올해 74세인 건설임대사업자 아버지를 둔 서울 송파구민 A씨(남‧40대 초반)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해 건설임대를 자진말소 후 재등록하느라 아버지는 매입임대사업자가 됐는데, 올해 같은 구에서 A씨 가정과 같은 상황에서 다른 임대사업자는 건설임대로 재등록됐다는 말을 들어서다.

구청에 해당사항을 문의하니 “저희도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에요”라는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임대는 처음 등록했을 때만 해당되는 것으로 자진말소 후에는 매입임대가 맞다”며 “단, 자동말소된 임대사업자는 자의가 아니기 때문에 건설임대를 유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A씨 가정이 자진말소를 선택한 이유는 지난해 7‧10대책과 관계 깊다. 7‧10대책 중 하나인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에서 임대사업자 세제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이 중 ‘기 등록주택은 등록말소 시점까지 세제혜택에 대해 유지’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의무기간이 끝난 A씨 가정은 세제 혜택기간을 늘리기 위해서 지난해 8월 18일로 확정된 관련법 시행 전 구청을 방문해 임대사업자 자진말소 후 재등록한 것이다.

A씨는 “건설임대와 매입임대를 나누는 기준이 보존등기라면 자진말소나 자동말소 구분 시에도 이를 기본으로 삼아야 하지 않나.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만약 이 상태로 매입임대가 폐지되면 몇 년 후 연간 임대수익인 2400만원보다 많은 4000만원을 종부세 및 보유세로 내야한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7‧10대책에서 기 등록주택은 주택말소 시점까지 세제혜택을 유지한다고 하자 다수 임대사업자들이 자진말소 후 재등록을 진행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임대인데 매입임대 등록 “안내도 못 받았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B씨(남, 50대 초반)는 10년 전인 2011년 국토부기금을 지원 받아 총 19세대의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었다. 파킨슨병을 앓고 계시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B씨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B씨는 “당시 대기업 월급으로도 병원비와 간병비를 감당하지 못해 마이너스 통장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지인이 알려줘 임대사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눈물지었다.

회사만 다녔던 B씨는 건설임대와 매입임대 차이를 몰랐다. 그는 일단 보존등기를 하고 구청에 가서 임대사업자 신고를 했다. 임대사업자등록증에 ‘매입임대’로 찍혀 있어 당시 구청직원에게 물어보니 “보존등기 전에 건설임대 신청을 안 하셨다”는 말이 돌아왔다.

B씨는 국토부가 전세형 공급 유인을 위해 건설임대사업자에게 주는 저금리 혜택을 받고 건물을 지었지만 등록 전에 구청이나 국토부, 은행 등에서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다. 당시에는 뭔가 이상했지만 매입임대와 건설임대에 특별히 다른 점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

이와 관련해 구청 관계자는 “임대사업자를 새로 등록하면 등록번호가 다시 생성돼 매입임대로 되는 것이 맞다”면서도 “2015년부터 임대사업자 등록 시 건설임대와 매입임대를 체크하게 되어있다. 그 전에는 이런 난이 없고 유형 자체를 안내받지 못했다면 민원인이 헛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민간임대정책과 관계자는 “건설임대를 결심했다면 건축 허가부터 시작해 임대사업자등록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 사이 과정이 길기 때문에 개인이 알아봤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시세 40%로 임대 놨는데, 내가 바보였다”

2003년 부모님께 증여받은 다세대 빌라를 건설임대로 운영하던 50대 초반 C씨(남)는 최근 임대사업 물건이 모두 자동말소 되면 철거 후 단독주택을 지을 생각이다. C씨는 지난해 8월이 말소 날짜라 7‧10대책 이후 자진말소 후 임대사업자 재등록을 했다. 이때 주민등록 소재지인 서울 강남구에서 건설임대가 매입임대로 바뀌었다.

지난해 7‧10대책 이후 C씨는 담당 사무관과도 통화했으나 세제 혜택에 대해 “모른다. 모르니까 알아서 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법제처에 들어가 임대사업 관련 법규를 공부하기도 했으나 자고나면 바뀌는 규제에 따라가기 지쳤다.

매입임대 변경 후 C씨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다세대 총 9세대 중 8세대에서 최근 단 1세대만 남겨둔 상태다. 본인 거주 1세대를 제외한 3세대를 일반임대사업자로서 운영하고 있다. 1억원 가까이 보증금을 올려 힘들어 하는 세입자도 있지만 시세의 80% 정도라 들어오려는 사람도 많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법은 상식선에 있어야지 국민을 너무 힘들게 하면 안 된다”며 “임대물건이 줄어들면 결국 영세민‧저소득층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뉴시스>

C씨는 “보증금은 부채라 생각해 시세의 40%로 받았는데 임대사업자 물건을 나라에서 5% 상한까지 맞추는 걸 보며 ‘올려 받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는 일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제 지쳐서 임대사업은 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건설임대는 자기 땅에 건물을 짓는 것이고, 매입임대는 남의 집을 사서 시장에 공급한 것이다. 법은 상식선에 있어야지 국민을 너무 힘들게 하면 안 된다”며 “(매입임대 폐지 정책은) 소급적용이다. 꼭 도입해야 한다면 앞으로 신규 물건부터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대물건이 줄어들면 결국 영세민‧저소득층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제대로 된 기준으로 매입임대와 건설임대가 나눠진 것도 아닌데 이 법안이 추진되면 부작용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사실상 건설임대도 매입임대로 바뀌는 경우가 많아 선의의 피해자가 다수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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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2021-06-15 09:29:19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논란의 1차적 본질은 정부정책의 신뢰문제입니다. 정책의 실효성은 차치하고서라도 정책을 따른 당사자의 권익은 보호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수 있습니다.두번째는 검증되지도 않은 가설과 편향된 논리로 임대사업자를 부동산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하여 마녀사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여당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또르륵 2021-06-14 14:23:09
귀한 기사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