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광풍’ 내몰린 2030세대
‘코인 광풍’ 내몰린 2030세대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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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가상화폐, 가상자산 등으로 불리는 ‘코인 광풍’이 무섭다.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가상화폐는 민간이 찍어낸단다. 세계적으로 이런저런 코인이 9400여개다. 이를 민간 거래소에서 상장시켜주면 코인이 24시간 거래된다. 이런 민간 거래소가 국내에만 200여 개에 달한다.

가상화폐 투자의 가장 큰 위험은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 주식은 기업의 실적과 내재가치가 바탕이지만, 가상화폐는 그 코인으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게 수두룩하다. 개발자가 장난으로 만들었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말 한마디에 급등락 한 도지코인이 대표적 사례다.

나름 차트나 호재, 개발회사 및 기술력 등을 근거로 시장 흐름을 읽어 대응하거나 코인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빨리 이익을 챙겨 빠져나가자’는 투기 심리로 접근하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판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미등록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발언 여파로 가상화폐가 폭락했고, 투자자들은 은성수 위원장 사퇴 청원운동을 벌이며 반발했다. ‘김치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한국 가상화폐 시장 광풍은 무엇이 몰고 왔을까. 시장 참여자들 면면에 답이 있다. 올해 1분기 신규 투자자의 33%(81만6039명)가 20대다. 30대도 31%(78만8775명)나 된다.

지난해 4월부터 동학개미 운동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들불처럼 번졌다가 꺼지나 했는데 1년 넘게 이어지며 ‘코스피 3000’ ‘코스닥 1000’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올해 4월, 풍경이 달려졌다. 증시가 주춤한 사이 코인 광풍이 불었다.

코인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액을 웃돌았다. ‘대장코인’ 격인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잡(雜)코인 수요도 넘친다. 동학개미들 중에 더 큰 수익을 좇아 ‘코인개미’로 변신하거나 양쪽에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부의 숱한 대책에도 집값이 치솟자 내 집 마련 꿈은 사라지고 ‘벼락거지’ 위기감을 느낀 2030세대가 주식을 거쳐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청년세대의 ‘영끌’ ‘빚투’ 가상화폐 투자는 여러 면에서 위험하다. 가상화폐 시장은 가격제한폭이 없어 폭등과 폭락이 난무한다. 거래소 운영 및 코인 상장 등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아 당국에서 규제와 단속을 거론할 때마다 요동친다.

2030세대의 코인 광풍은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현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대선 국면의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음을 염려한다.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에 등을 돌린 2030세대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의 거품을 관리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정부·여당을 향한 2030세대의 분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여겨서다.

제도권 안에서 거래가 되게 하고, 거래소가 부실 코인 거래에 대해선 책임지게 하며, 과도한 투자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에게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를 통한 안정적 소득 확보로 노동의 자긍심을 체감토록 해야 한다. 집값 안정도 시급하다. 솟는 집값이 결혼 격차를 부르고, 초저출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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