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자금줄’ SPC캐피탈은 왜 매각됐나
가맹점주 ‘자금줄’ SPC캐피탈은 왜 매각됐나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2.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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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 진입 장벽 높아져
SPC캐피탈 매각으로 파리바게트 신규 출점이 더욱 힘들어졌다. 뉴시스
SPC캐피탈 매각으로 파리바게트 신규 출점이 더욱 힘들어졌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지난달 6일 SPC그룹은 여신금융 계열사였던 SPC캐피탈의 지분 100%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지에프투자파트너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SPC캐피탈은 파리바게트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SPC의 가맹점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을 대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7년 설립됐다.

보통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 창업 희망자들은 매장 확보와 시설 및 인테리어 등을 위해 초기 비용이 상당할 수밖에 없고, 시중은행 등에서 융자를 통해 해당 자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출 한도가 제한돼 있고 이율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만큼, 의지는 있지만 자금 부족 문제로 창업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계열사 내 SPC캐피탈을 통해 매장 오픈을 위한 신용대출 자금을 최대한도로 제공하고, 대출 이율 역시 부담을 낮춘 상태에서 창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하지만 SPC캐피탈 매각으로 이제 SPC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창업을 원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창업 자금을 시중 은행이나 여신전문업체 등에서 대출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대출 한도와 이율이 SPC캐피탈에서 제공하던 수준보다 합리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창업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PC 측은 SPC캐피탈 매각의 계기에 대해 여신금융보다 본업인 식품 사업에 더욱 집중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더 나은 식품 메뉴와 서비스 제공의 의미로 볼 수 있지만, SPC가 향후 가맹점 확장에 나서지 않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은 많을수록 이익으로 이어지겠지만, 더 이상의 확장이 정부의 규제로 사실상 힘들어졌고 사측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에 발목 잡힌 SPC…신규 출점 수 급감

지난 2013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는 SPC 계열 제빵브랜드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형태의 빵집과 식당 등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했다.

당시 SPC의 파리바게트 등 제빵 프랜차이즈 매장이 곳곳에 문을 열면서, 골목상권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동네빵집’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이에 제빵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포함시키면서 동네빵집의 사업 영역을 보호하는 동시에 SPC와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의 진출을 억제하자는 것이었다. 

당시의 조치로 프랜차이즈형 제과점업은 신규 점포수를 전년 말 점포 수의 2% 이내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또 동네빵집 반경 500m 이내에는 이들 매장의 신규 출점을 불가능하게 했다. 이에 적합업종 규제 이전에 연간 400~500곳이 신규로 매장을 열었던 파리바게트는 지난 2018년 기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신규 출점 수가 급감했다.

이어 지난 2017년 9월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트 가맹점의 제빵사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고용형태가 불법파견이라는 판단이었는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파견법에 따라 약 53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며 으름장을 놨다.

정부는 파리바게트 제빵사 직접 고용 등 SPC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수년간 이어왔다. 뉴시스
정부는 파리바게트 제빵사 직접 고용 등 SPC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수년간 이어왔다. <뉴시스>

당시 파리바게트 측은 제빵사 직접 고용으로 가맹점에 그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지만, 정부의 압박과 일부 언론 및 업계에서의 ‘갑질’ 비난이 이어졌다.

이로부터 3년이 훌쩍 지난 올해 1월 8일, 법원은 파리바게트 협력업체 제빵사들이 본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리크라상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리며 SPC 측의 손을 들어줬다.
 
창업 진입장벽만 비현실적으로 커져…근본적 원인제공자는 정부

사실상 정부 기관으로부터 수년간 지속돼온 규제와 압박으로 SPC는 더 이상의 국내 매장 확장이 득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SPC캐피탈 매각이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비단 SPC뿐만 아니라 국내 유통업계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이윤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역차별을 느끼며 국내 사업 확장에 주저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SPC는 이미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직후 발 빠르게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다행히 중국과 베트남, 미국 등지에서 파리바게트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매장이 점차 늘어갔다. 이에 SPC는 글로벌 사업에 더욱 집중해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전 세계 2만개 매장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렇게 기업은 최대한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상생의 길을 틀어막고 현재 수습조차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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