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일본맥주 사라진 자리 국산 ‘수제맥주’가 점령했다
편의점서 일본맥주 사라진 자리 국산 ‘수제맥주’가 점령했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12.01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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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20여 가지 수제맥주 판매...세븐일레븐은 유동골뱅이맥주 출시
편의점 CU는 총 20여종의 국산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CU
편의점 CU는 총 20여종의 국산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다.<CU>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1년 반이 다 되어 간다.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시들해질 법도 하지만 국내 맥주 시장과 수입 자동차 시장에선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시장에선 일본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미국·유럽 차종 판매량이 대폭 늘어나는 모양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총 21만60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9194대보다 14.2% 증가했다. 이중 일본차는 지난해 3만634대에서 올해 1만6263대로 46.9% 줄어들었다. 미국차는 같은 기간 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일본차와 대조를 이뤘다.

맥주 시장에선 일본맥주의 빈자리를 국산 수제맥주가 체우고 있는 게 흥미롭다. 1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최근 CU의 맥주 판매량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한때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나들었다. 그 대부분은 일본맥주였다. 국내 전체 맥주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수입맥주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러한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멈춘 것은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때부터다. 편의점주들도 자발적으로 일본맥주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일본맥주의 판매량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CU의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241.5%나 늘었다. 지난달에는 업계 처음으로 수제맥주(말표 흑맥주)가 오비맥주, 칭따오맥주 등 대형 제조사 상품·수입맥주를 제치고 맥주 매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형 맥주 제조사도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익을 봤다. 올해 1~10월 국산맥주 중 대형 제조사 맥주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6.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맥주 제조사들, 편의점과 협업 활발

편의점 세븐일레븐, 유동골맹이, 등이 협업해 탄생한 '유동골맹이맥주'. 뉴시스
편의점 세븐일레븐, 유동골맹이, 더쎄를라잇브루잉 등이 협업해 탄생한 '유동골맹이맥주'. 뉴시스

CU는 11월 기준 업계 최대 규모인 20여 가지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는 한정된 생산 물량에도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한때 품절사태가 빚어져 이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편의점 투어’ 후기를 SNS에 앞다퉈 올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곰표 밀맥주 제조사는 세븐브로이맥주, 말표 흑맥주 제조사는 스퀴즈브루어리다. 세븐브로이맥주와 스퀴즈브루어리의 공통점은 수제맥주를 직접 제조·판매하는 주점부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모두 생소한 이름이기는 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CU는 지난 11월 12일 업계 최초로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와 손잡고 ‘수퍼스윙라거’와 ‘빅슬라이드 IPA’를 단독 출시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그동안 펍 중심으로 맥주를 공급하는 한편 미국, 호주 등 수출도 진행왔지만 국내 편의점 판매를 위해 전용 상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개성 있는 맛과 향을 가진 수제맥주가 수입맥주에서 이탈한 편맥족들을 사로잡으면서 대형 제조사 상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국내 브루어리들의 질 좋은 수제맥주에 CU의 상품 기획력과 노하우를 접목해 신선한 맛과 재미있는 콘셉트의 상품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 11월 4일 유동골뱅이맥주를 출시했다. 국내 골뱅이 가공캔 1위 브랜드인 유동골맹이와 수제맥주 제조기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이 협업해 탄생했다. 세븐일레븐도 올해(1월~10월)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2.4% 증가하는 등 수제맥주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주세법 개정을 통해 맥주 과세 기준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이러한 소규모 맥주 제조기업에 기회가 생기고 있다. ‘4캔에 만원’이라는 수입맥주 마케팅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판매처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국내 일부 제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이를 계기로 국내 맥주시장도 대형 맥주 제조사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좀 더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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