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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9 19:43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르포] 수원 고택에서 시작된 SK 창업가 정신…과거와 현재의 공존
[르포] 수원 고택에서 시작된 SK 창업가 정신…과거와 현재의 공존
  • 손민지 기자
  • 승인 2024.04.16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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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1주년 SK…수원 평동 창업회장‧선대회장 생가 공개
최학배 공 이동대 여사 4남 4녀 생활한 SK 삶의 터전
최태원 회장, 개관식 날 고택 내부에 느릅나무 심어
전시관 내부의 화면을 통해 SK 일가의 역사를 담은 자료가 송출되고 있다. 왼쪽부터 최학배 공, 이동대 여사, 최종건 창업회장, 최종현 선대회장. <손민지 기자>

[인사이트코리아=손민지 기자] “나는 수원 토박이라는 것을 자랑해왔으며 한 번이라도 내 마음이 고향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고향 수원 땅에 한국에서 제일가는 공장을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한평생을 뛰어왔습니다.”

1969년 신년사에서 고(故) 최종건 SK 창업회장은 수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수원은 현재의 SK그룹의 초석을 다진 지역으로, 1953년 ‘선경직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SK 오너가의 터전이다.

SK그룹은 창립 71주년을 맞아 지난 8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고(故) 최종건 SK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를 복원해 ‘SK고택(古宅)’으로 개관했다. 1921년 그들의 아버지 최학배 공과 어머니 이동대 여사는 이곳에 터를 잡고 4남 4녀 대가족을 이뤘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SK고택(古宅)’ 전경. <손민지 기자>

일반인 공개를 하루 앞둔 15일, SK고택은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로 운치가 더했다. 1111㎡ 크기 대지 위에 들어선 고택은 학유당이란 현판이 붙은 75㎡ 크기의 한옥과 양옥터, 94㎡의 전시관, 접견실 등으로 구성됐다.

수원식 한옥 특징인 ’ㄱ’자 모양을 한 학유당은 안방과 서재, 부엌으로 나뉘어 있다. 이름은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부친인 최학배 공의 ‘학(學)’자와 ‘느릅나무 유(楡)’에서 따왔다. 한나라 고조인 유방이 고향의 느릅나무 한 쌍을 낙양으로 옮겨 신성한 공간으로 여겼다는 유래와 연결해 ‘창업자의 고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부엌에는 이동대 여사의 나눔 정신이 반영돼 있다. 이 여사는 8명의 자식들을 먹여살리는 빠듯한 살림에도, 음식을 구걸하는 이가 있으면 나눠줄 수 있도록 먹거리를 쌓아뒀다고 한다. 손자인 최태원 회장 역시 이러한 마음씨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이번 고택 개관을 준비하면서 음료를 냉장고에 구비하도록 주문했다고 SK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택은 2년여의 복원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창업주 일가는 1977년까지 이곳에 살았다. 그동안 창업주 가족과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마을 사람이 생가를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고택의 과거 모습을 재현해둔 조형물. <손민지 기자>

안방에서는 SK 가족들이 실제 사용했던 유품과 시대상을 반영해 재현한 전시품을 50% 대 50%의 비율로 만나볼 수 있었다. 빛바랜 자개장이나 원형의 탁자, 재봉틀, 금고 등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줬다. 벽 한쪽에 가지런히 쌓아올린 금침은 고택에 끝까지 남아서 살았던 친척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현한 소품이다. 선경직물이 1950년대 출시한 봉황새 이불감으로 만든 광폭 이불로, SK측은 당시 제품의 직물 구조 등을 분석해 재현했다. 최 창업회장·선대회장 형제가 공부방으로 사용했던 ‘건넌방’, 최 창업회장의 유학 자금으로 달러를 모아 돌돌 말아놓은 금고도 눈길을 끄는 요소였다.

SK 관계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할 수 있도록 조성된 체험 요소를 유념해봐 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자가 부엌 입구 안내판에 있는 QR코드에 휴대폰을 갖다 대니 화면에 AR로 “기업의 목표는 더불어 사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는 창업 회장의 고견이 떴다.

부엌에서 QR코드를 인식하면 AR로 어록을 만나볼 수 있다(좌). 전시관 내에 관람객을 위한 기념 사진 촬영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손민지 기자>

또한 직물을 보관하던 창고는 한옥 외부에 마련된 현대적 양식의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이곳 내부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는 창업회장과 인증샷을 찍을 수 있었다. 디지털 복원으로 흑백 가족 사진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점도 흥미로웠다. SK 경영인의 어록을 무작위로 출력해주는 기계에서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1979년 최종현 선대회장)‘라는 카드를 뽑아 기념품으로 챙겼다.

최학배 공의 좌우명(좌)과 앞마당에 최태원 회장이 지난 8일 직접 심은 느릅나무. <손민지 기자>

전시관 내부는 ▲SK고택에서 시작되다 ▲SK의 성장과 함께 하다 ▲다음 세대에 나눔을 전하다 등 총 3개 존으로 구분된다. 가장 안쪽에 마련된 디지털 화면에서는 최 창업회장이 회사를 설립하고, 최 선대회장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수출과 사업 고도화에 전념한 1950~1960년대 모습부터 최 회장이 일궈낸 현대의 SK그룹까지 역사가 반복돼 송출된다. 서예 붓글씨로 액자에 걸린 “건실하면서 확실하게 산다”라는 최학배 공의 좌우명이 현재의 SK그룹을 있게 한 정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룹의 뿌리를 잊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고택 개관을 결정한 만큼,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형제들과 일가친척들도 개관식 당일 이곳을 각자 찾은 것으로 알려진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양옥터 한켠에 개관 기념 식수(느릅나무)를 심으며 추억을 회고하듯 고택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전했다.

SK고택 관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16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하루 3타임, 각 타임당 10명씩 관람 가능하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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