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팔 걷어부친 재계 ‘올드보이들’
위기에 팔 걷어부친 재계 ‘올드보이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5.02.10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OCUS]김연배·최길선·소진세…속속 귀환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극복수단으로 흔히 인사가 동원된다. 이때  두 갈래 길의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진다. 과거 인사의 복귀와 새로운 인물의 등용이다. 왕년의 인사는 품부한 경험이 통할 수도 있지만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 미지수다. 반면 신진인사 발탁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불안감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최근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 롯데그룹은 위기 타개를 위해 ‘올드보이’들의 복귀를 결정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GS건설은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 위기를 넘기고 있다.

 

최근 위기 돌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이 구원투수로 오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올드보이’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야구에 비유한다면 패기와 힘으로 밀어붙이는 신진 투수보다는 백전노장의 ‘베테랑’ 투수를 선택한 것이다.
재계의 선택을 받은 주인공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45년 가신’으로 불리는 김연배 부회장과 현대중공업의 ‘조선업 야전사령관’ 최길선 총괄회장이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올해 초 정기인사에서 일선후퇴를 했던 ‘롯데유통 3인방’의 한 사람인 소진세 사장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오너들로부터 ‘복귀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을 다시 부른 기업과 오너는 경험에 기반한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렇게 돌아온 ‘올드보이’들이 현재 처한 난관을 잘 뚫어낼 수 있을까? 일부 인사들은 경험이 발휘될 경우 안정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급변하는 기업환경을 감안할 때 일선에서 오랫동안 떠났다가 복귀할 경우 문제의 핵심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만 해결 솔루션을 진두지휘 하는데 애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어느 쪽이 맞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올드보이의 복귀는 결국 오너에 대한 충성을 보상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오너의 구상을 얼마만큼 충실하게 반영하는 역할을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가정 근접한 대답이라 할 수 있다.

◆ 한화 김연배 부회장
금융부문 경쟁력 강화 ‘구원등판’

지난 8월 11일 한화그룹은 김연배 부회장을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내정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이라는 직책과 함께 직접 경영을 관장하는 대표이사도 맡게 됐다. 한화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로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금융부문에 대한 의사결정을 도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의 인사와 관련 “실적부진과 구조조정 등 한화생명의 상황이 좋지 않고 전망도 밝지 않다”며 “금융전문가인 김 부회장의 리더십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밝힌 대로 김연배 부회장은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통’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한화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이후 2002년 대한생명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맡아 추진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금융부문 부회장 등을 역임한 이력을 볼 때 한화의 금융부문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단지 금융통이라서 복귀를 명령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승연 회장이 금융부문의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을 오랜 친구이자 믿을 수 있는 가신에게 맡겼다고 판단하는 게 가장 설득력 있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초 자유의 몸이 되자 그룹경영에서 비켜서 있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도 한화그룹 제조부문의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지휘했다. 김 회장은 제조부문을 화학과 태양광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개편하면서 불필요한 기업을 매각하고 화학과 태양광 사업과 연관이 깊은 여러 회사를 인수했다. 이런 김 회장이 김 부회장을 한화생명 대표로 구원등판 시키면서 한화의 금융부문 수술을 추진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연배 부회장은 오랜 기간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김 회장과 경기고 동문인 김 부회장은 높은 충성심을 인정받으면서 이번 역할을 부여 받은 것이다. 지난 이야기이지만 대한생명 인수비리와 관련해 김 부회장이 검찰에 구속됐을 당시에는 “회장을 대신해 처벌 받은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다. 김 부회장은 2007년 옥중에서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한화그룹 직원들에게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현재 한화그룹의 금융부문 상황은 어렵다. 저금리 기조로 세계경제가 저성장에 빠지면서 업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단기간에 수익성을 회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보험금을 내는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데 보험금을 받아가는 노령세대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면 생명보험사의 수익성에 악영향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희망퇴직 등을 통해 임직원 300여명을 줄이기도 했다. 5년만의 희망퇴직이었지만 전체인력의 6% 이상을 한꺼번에 구조조정 한 셈이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해 말 10년 이상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010년 제일화재 합병 이후 4년만이었다.
김 부회장이 금융부문을 총괄하면서 대외업무를 맡고, 차남규 사장이 한화생명을 책임지는 구도가 예상되지만 한화생명은 아직 정확한 역할분담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금융부문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연배 부회장이 한화그룹 금융부문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연 회장이 제조부문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나가듯 금융부문도 김 부회장을 통해 그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김연배 부회장과 차남규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경기침체와 저금리 등으로 어려운 보험시장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
조선 1위 이끌었던 현장통…‘실적 개선’ 기대

현대중공업은 8월 12일,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최길선 전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다시 불렀다. 최 회장은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과 ‘투톱체제’로 현대중공업의 적자탈출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최 회장의 복귀를 두고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 회장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대표를 맡았던 만큼 회사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다”며 “최 회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조선 전문가’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해 1972년 현대중공업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입사 12년 만에 임원이 됐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사장을 역임했다. 최 회장은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건조했다. 2000년대 국내 조선업이 세계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던 인물이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그는 업계 최초로 조선협회장과 플랜트협회장을 겸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면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회장은 당시 “회사에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3년 후배인 이재성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성 회장은 업계에서 ‘기획통’으로 통한다. 그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조정실 실장으로 일했고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이재성 회장은 현장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최 회장의 재등장은 이 회장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선박사업본부 영업총괄 부사장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CEO 간담회에서 “이재성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현재처럼 현대중공업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최길선 회장은 조선, 해양, 플랜트에 중점을 둔 업무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규모 적자를 부르는 저가수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입찰 전에 수익성을 검증하는 위원회도 만들었다.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직급에 따라 10~30% 가량 급여를 반납했다. 희망퇴직이 권고될 것이라는 말들이 돌면서 19년 만에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출 60조원에 영업이익 8090억원의 실적을 냈다. 부채비율도 112.6%로 높지 않았다.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사업영역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에만 영업적자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조선업이 중국과 저가수주 경쟁에서 밀린데다 해양플랜트부문 경험이 부족해 공정이 지연되면서 큰 손해를 봤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위기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타이틀에 집착하면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보니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른 곳에서 적자 이유를 찾는다. ‘맨손과 투지’를 강조하는 현대중공업 특유의 기업문화가 실적악화를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의 성공에 도취돼 폐쇄적 인 인사정책으로 일관하면서 변화에 무감각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현대중공업 위주로 수직계열화 된 탓에 다양성과 혁신이 부족한 점이 있다”고 꼬집는다.
최 회장도 이같은 의견에 힘을 보탰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 “현재의 위기는 적자가 아니라 기업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의 역량과 열의를 총동원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중심으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은 공정이 지연돼 생기는 손실을 최대한 만회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중공업은 8월 19일 담화문을 통해 “강도 높은 감량경영을 실천할 것”이라며 “회사는 모든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강도 높은 원가절감계획을 추진하고 조직과 인력의 효율적 개편과 운영을 통해 우리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전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롯데 소진세 사장
7개월만에 경영전면 등장…‘소통’ 역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소진세 사장에게 다시 기회를 주었다. 제2롯데월드 개점지연 사태와 롯데홈쇼핑 비리 등으로 악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8월 8일 ‘대외협력단’을 따로 꾸려 소진세 사장에게 맡긴 것이다.
소 사장은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롯데슈퍼와 코리아세븐 총괄사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형식상 승진인사였지만 두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사실상 일선후퇴였다. 소 사장은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와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와 함께 ‘유통 3인방’으로 불렸다. 신헌 전 롯데쇼핑 사장이 물러나면서 소진세 사장이 후임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선택받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은 불과 7개월 만에 다시 소 사장에게 중책을 맡겼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산하에 기존 커뮤니케이션실과 별도로 대외협력단을 만들어 소 사장을 단장으로 임명했다. 소 사장은 커뮤니케이션실 업무도 동시에 관장하기로 정리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에 변화가 필요했고 대외업무 부문에 소 사장이 적임자로 판단됐다”며 “소 사장은 업무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있으며 그룹의 현안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회장은 소 사장을 제2롯데월드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기관과 시민단체, 언론들과 적극 소통하는 ‘해결사’로 내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에 닥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롯데그룹에 한평생 충성해온 소 사장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소 사장은 1977년 롯데그룹에 입사해 38년 동안 롯데 유통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그는 스스로를 ‘유통분야의 산증인’이라고 표현하는 등 자부심을 갖고 있다. 소 사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같은 대구고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소 사장은 롯데그룹 내부에서 마당발로 통했다.
소 사장은 저돌적 경영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모교 강연에서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스스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본인만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
“위기일수록 신기술 개발”…조선업 부진에도 흑자 일궈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은 ‘호시우행’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운다. 호랑이 눈처럼 날카롭게 결정을 내리되 일단 실행하면 소처럼 우직하게 하라는 의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2년 회사에서 34년 몸담으면서 ‘해외영업통’으로 잔뼈가 굵은 고재호 사장에게 경영의 지휘권을 맡겼다. 조선업이 전체적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었지만 현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뚝심 있는 선수에게 구원등판을 맡긴 것이다.
고 사장은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현장을 중심으로 독자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초로 사장에 올라 ‘샐러리맨 우상’으로 불린다.  그가 최고경영자에 오른 데에는 그의 이런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 줄곧 현장에서 뛰었고 해외영업에서 성과를 내온 만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고 사장은 취임 이후 특히 현장을 강조했다. 조선업의 중심이 상선에서 해양플랜트로 변하는 상황에서 현장만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열쇠라고 봤다. 그는 취임 후 절반 이상을 현장인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보낼 만큼 현장직원들을 챙기고 있다. 이런 노력이 24년 연속 노사 무분규 기록을 낳기도 했다.
고 사장은 또 독자기술을 키울 것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평소 “단순한 선박을 만들지 말고 설계까지 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자세 덕분에 위기상황에서 더욱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 사장은 기술력을 강화해 선박뿐 아니라 방산업계에서도 선두주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군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특수성능연구소’도 세웠다. 고 사장은 “연구소를 통해 확보된 함정기술로 국가 해양 전력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엔지니어링 기술개발을 위해 ‘글로벌 R&D센터’를 서울 마곡에 201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에 국내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이 3조9590억원, 영업이익이 10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2.6%를 내면서 조선업종 전반에 퍼진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해 냈다. 고 사장의 현장 중시의 경영방침이 빛을 발한 결과였다.
뿐만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의 하반기 실적은 더욱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 사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하반기 80억 달러에 육박하는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까지 안정적 실적과 수주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업계 경쟁사와 달리 양호한 실적을 낸 이유는 일회성 비용이 없었던 데다 해양 특수선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고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실적 덕분에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GS건설 임병용 사장
변호사 출신 재무통…‘실적 턴어라운드’ 견인

GS건설은 최근 잇따른 해외수주로 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GS건설은 2분기 매출 2조3665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했다. 1조원에 이르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모두 털어내고 무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293%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243%로 낮췄다.
GS건설 하반기 실적전망도 다른 건설사에 비해 긍정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수익성이 양호한 해외사업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없다면 2014년 경영목표 달성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올해 초 GS건설 사업전망을 할 때만 해도 하반기쯤에나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그런데 상반기까지 따낸 해외수주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7조 원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을 앞당겼다.
GS건설의 이런 회생은 임병용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임 사장은 2013년 6월 GS그룹 오너 일가인 허명수 사장의 퇴진이라는 위기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이후 임 사장은 ‘변호사 출신의 재무통’이란 닉네임답게 꼼꼼한 경영스타일을 보이면서 회사에 위기를 가져오는 비효율을 하나씩 손보기 시작했다.
임 사장은 ‘재무총책임자(CFO)출신 CEO’로 경영효율성을 특히 중시했다. 먼저 무조건적으로 따낸 해외 저가수주 관행에서 탈피했다. 기존의 공정관리를 강화해 실질적으로 이익이 나는 해외수주 프로젝트에만 집중했다.
임 사장은 조직도 과감히 개편했다. 해외사업총괄-경영지원총괄-국내사업총괄로 3등분돼 있던 조직을 ‘CEO 직할체제’로 바꿔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했다. 임 사장은 위기 속에서도 무작정의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대신 현장에 임원들을 배치해 현장 상황을 면밀히 알아가는 데 활용했다. 그는 현장에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여름휴가 대신 싱가포르, 터키, 인도 등을 찾기도 했다.
임 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다. 1986년 사법고시에도 합격해 검사로 1년 동안 일하다 LG구조조정본부에서 상임변호사로 일했다. 1998년부터 37세 나이에 LG텔레콤에서 마케팅상무를 맡다가 2001년 돌연 회사를 그만뒀던 이력이 있다
임 사장은 “작은 기업에서 단계적으로 CEO로서 검증을 받아보고 싶다”며 중소기업에서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러다 2004년에 GS 사업지원팀장으로 들어와 고속승진을 거듭했다. 임 사장은 평소에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밤 비행기를 주로 이용한다. 출장 자료도 직접 챙겨 임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한다.
임 시장은 이제 취임한 지 1년이 막 지났지만 GS건설 내부에서 건설회사 CEO로서 인정받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임 사장은 정통 건설맨은 아니지만 소위 재무통으로 회사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며 “회사가 힘들 때 CEO 역량을 발휘하면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