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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위대한 팔로어십
위대한 팔로어십
  • 강민주
  • 승인 2013.11.1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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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베니스 / USC 경영대학원 교수, 하버드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 자문위원

리더와 팔로어(Follower) 사이의 상호의존적인 춤에 대해 누가 감탄하지 않을까? 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리더십 연구에 있어서 팔로어는 대부분 간과되어왔다. 오늘날 우리는 리더십의 과소 평가된 역할과 관계, 과정에 있어 다른 한쪽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뒤늦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 리더십과 관련한 저술이 팔로어십(Followership)에 관한 저술보다 수천 대 일 정도로 훨씬 많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결국 리더십은 야심 찬 이들이 그것을 얻고자 투쟁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거는, 적어도 알렉산더 대왕의 경우, 훈장과도 같은 것이니 말이다. 그 분야가 정치, 비즈니스, 과학, 예술, 그 어느 것이든 리더는 행동의 중심부에 서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리더의 삶은 우리보다 조금 더 밝게 타는 듯하다. 간혹 어떤 리더가 주춤거리다가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면서도, 우리는 그들이 가진 권력과 특권을 부러워한다. 실제로 우리 대부분이 리더가 아닌 팔로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 순간은 자기 인식에 있어 기념비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어린 시절 품었던 무한한 꿈과 절대로 우리가 바랐던 신이 될 수 없다는 성인으로서의 냉엄한 현실 사이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고통스러운 도약의 순간을 누가 잊겠는가.
나는 리더십이라는 꼬리표가 가끔은 얼마나 부질없는지, 그리고 팔로어십이 얼마나 영웅적이 될 수 있는지 깨닫곤 한다. 팔로어는 해악이 되는 리더가 있을 때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지난 세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나게 만들었던 해로운 권력 행사자들을 떠올려보라. 사악한 리더가 등장했을 때, 팔로어에게는 그 리더에게서 권력을 빼앗는 것 외에 어떤 도덕적 선택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은 보통 저항이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사실 영웅적 행동이다. 게다가 이 명예로운 반역에는 그간 과소평가되어온 근원적 진실이 담겨 있다. 그렇다. 리더는 엄청난 권력을 지닌다. 하지만 그들을 따르는 이들 역시 그러하다. 팔로어 없이 독재자는 거의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유해한 리더라 해도 인간적인 한계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그들은 가스나 총, 무기를 휘두르는 것에 있어서 많은 경우 팔로어에게 의지하게 된다. 좋은 방식으로든 나쁜 방식으로든 성공을 거두는 모든 조직에서 힘든 일은 팔로어가 감당하게 된다. 설립자로 기억되는 사람이 누구건, 능력과 열정을 가진 이름 없는 팔로어의 집단적 노력 없이는 어떤 조직도 세워지지 않는다. 게다가 팔로어는 유해한 리더가 야기한 엄청난 반감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다. 많은 악명 높은 정치 리더가 최고급 침대에서 자면서 평화롭게 말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

조직에서 유해한 리더십이 미치는 파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심각성이 덜한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용감한 팔로어십의 사례들, 이사진이 유명무실하게 존재하는 한편 이름 없는 평범한 주주들이 오만하고 무능한 경영진에 반기를 드는 등이 보다 많아지고 있다. 지난 20년은 CEO를 반신(半神)으로 보는 시각에 대한 조정기였다. 기업 리더십에 대해 우리가 가진 환멸감은 그간 내부자 주식 거래와 경영자 매수, 어떤 CEO가 회사 돈으로 샀다는 6,000달러짜리 샤워 커튼 등이 누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의 급여 수준이 과도해지면서 이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은 권력을 쥔 상층부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넘겨준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명사(Celebrity) CEO에 대한 숭배 대신 이제 팔로어라는 집단적 보물을 섬기는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리더와 그를 따르는 팔로어 사이의 경계선이 얼마나 흐려졌는지 생각해보라. 팔로어가 리더의 권력에 제동을 걸 때, 그들은 분명 리더로서 기능한다. 그리고 리더의 행동을 강화해서건, 아니면 양심에 의해 그것에 도전하는 방식으로건, 팔로어는 그 조직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리더십 스킬을 함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팔로어의 행동에 있어 한 가지 중요하지만 위험한 무대는 조직 내부다. 우리는 그것이 옳건 그르건 단호하게 행동하는 리더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팔로어에게는 행동하는 데 신중함이 필요하다. 어떤 리더의 계획에 감히 의문을 제기하는 팔로어는 아무리 좋게 봐야 이단자고 나쁘게는 배신자나 미치광이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 비평가는 리더가 실패할 게 뻔한 제품이나 프로젝트에 시간과 자원을 쏟아 붓는 것을 막아줄 가능성이 높다는 면에서 매우 귀중한 존재다.
우리 대부분은 위대한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위대한 팔로어의 특징과 기능에 대해서는 이해하거나 파악하고 있는 바가 거의 없다. 많은 경우 팔로어에 대해서는 묵묵히 순종하는 모습이 기대되고 또 그렇게 할 때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사실 자동적인 복종으로 일관하는 팔로어는 거의 무가치하고 많은 경우 위험하기까지 하다.

훌륭한 팔로어가 져야 할 한 가지 의무는 권력층에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유해한 팔로어가 아무리 훌륭한 리더조차도 재앙적인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반면 영웅적인 팔로어는 최악의 실수에서도 리더, 특히 귀 기울이는 유일한 소리가 자신의 음성뿐인 리더를 구해낼 수 있다. 리더를 설득할 수 없을 때, 팔로어는 어쩌면 규칙을 어기고 내부 고발자(Whistleblower)가 되어 책임자의 권력을 빼았고 많은 경우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되는 임시 리더의 역할을 맡아야 할 수도 있다. 유능한 팔로어는 리더를 설득해 조직을 파괴하지 않고 변화를 야기하는 기술을 습득해간다.
나는 우리가 어떻게 위대한 팔로어를 만들고, 또 위대한 팔로어가 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를 원한다. 그 어떤 높은 직함을 달게 된다 해도 우리는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그 역량에 쏟으면서 살기 때문이다. 위대한 팔로어십의 툴은 리더십의 경우와 비슷하다. 사실 팔로어는 명령하고 주장할 충분한 권한이 있지 않기 때문에, 말과 행동에서 설득 등 외교적 기술이라는 화살을 습득하는 데 지혜롭다.
여러 면에서 위대한 팔로어십은 리더십보다 어렵다. 여기에는 더 큰 위험이 따르는 한편 보상은 더 적으며, 더 조심스럽게 수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처한 중대한 문제들이 협력적 (리더가 유능하고 헌신된 팔로어와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 해결되어야만 하는 만큼, 위대한 팔로어십이 지금보다 더 중요한 때는 없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고 똑똑하다 해도 어떤 한 명의 리더도 기후 변화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이런 문제는 수많은 창조적이고 능동적이며 헌신적인 개개인만이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리더와 팔로어라는 용어가 고루하게 여겨질 것이다. 우리는 리더십에 대한 전통적 개념이 잠식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익명의 블로거들이 대통령을 선택하고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세상에서 리더십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권력은 다양한 사고를 광범위하게 확산시키고 혁명이나 성명 없이도 기존의 체제 질서를 몰락시킬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에 의해 민주화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카메라 폰을 가진 10대 청소년 한 명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리더십과 팔로어십의 개념이 지금과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우리 각자가 전자통신망으로 더욱 긴밀히 연결된 세계 곳곳을 실제적으로 들여다보고 드러냄으로써 현상(現狀)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바꾸어나갈 수 있다면 말이다.
스타에게 쉽게 열광하는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는 리더에게 집중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지만, 나는 팔로어의 중요성이 크게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무엇이 훌륭한 팔로어를 만드는가? 리더는 자신이 그것을 듣고 싶어 하든 그렇지 않든,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해 구성원에게 점점 더 의지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는 팔로어, 그리고 여기에 귀 기울이는 리더는 어떤 것으로도 흔들 수 없는 견고한 조합이다.
유능한 리더는 자신과 똑같이 보고 말하며 생각하는 사람만을 기용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들은 유형과 배경이 다양한 훌륭한 이들을 찾아 그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심지어 반대를 표명하도록 독려한다. 획일적인 만장일치에 도사리고 있는 함정을 경계하며, 그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반대 의견 또한 현명하게 고려한다. 이렇게 하는 리더는 조직을 더 결속되게 만들며 더 나은 결정을 하고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한다.
훌륭한 리더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팔로어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유일한 피해가 해고 통지서인 민주주의 사회에서조차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반기를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바보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 보좌관들 대부분은 자신이 그저 가만히 있곤 한다고 인정한다. 무저항주의, 즉 침묵의 죄는 많은 경우 리더에게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한다. 리더는 명백한 적보다는 인기 없는 진실은 말하지 않으려 하는 소위 친구라는 이들에 의해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훌륭한 팔로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리더에게 나눌 의무가 있다. 반대가 아닌 침묵이야말로 리더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 단 하나의 대답이다.
유능한 리더는 반대를 독려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해 보상한다. 그들은 자신이 일시적으로 어떤 불편함을 경험한다 해도 신중한 반대 의견으로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 불편함이 상쇄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팔로어가 말한 진실로 상처 입은 리더의 자아를 진정시키는 데에는 경영자 급여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팔로어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많은 경우 훌륭한 팔로어는 진실을 말하는 대가로 자신의 일자리를 건다. 하지만 침묵함으로써 치르는 대가를 생각해보라. 어떤 일자리가 충성을 좁은 의미로만 해석하는 리더를 따르는 심리적 대가보다 귀중할까?
진실을 말하는 팔로어는 진정한 리더십 정신을 보여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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