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법상식·법감정 가진 보통 변호사 시대 열 것"
"건전한 법상식·법감정 가진 보통 변호사 시대 열 것"
  • 곽은영
  • 승인 2013.03.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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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위철환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

“시대 흐름에 맞게 과거와 같은 엘리트주의를 버리고 건전한 법상식과 법감정을 가진 보통 변호사들이 국민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변협을 만들겠습니다.”

60년 만에 처음 치러진 직선제 선거에서 제47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위철환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55ㆍ사법연수원 18기)의 각오다. 위 회장은 ‘보통 변호사 시대’라는 슬로건으로 서울변호사회 출신들이 독식했던 변협 회장에 지방 변호사회 출신으로는 처음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비(非) 서울대, 비 서울, 비 판검사 출신’을 일컫는 3비(非) 변협회장이란 진기록을 세운 위 회장은 스스로를 “25년간 밑바닥에서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대한변호사협회 61년 역사상 최초로 전국 변호사들의 직선제로 변협회장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으로 당선되었을 때부터 대한변협 회장 선거를 관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오셨는데, 소감이 더욱 남다를 것 같습니다. 
예. 참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원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는 간선제로 진행되어 왔는데 이는 변호사회의 연혁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변호사들은 100년 전에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고, 그리하여 서울지방변호사회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는 반면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고작 6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 대한변호사협회를 설립했을 때는 변호사들 대부분이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이었기 때문에 서울을 제외한 13개 지방변호사회의 소속 변호사들에게까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권을 주거나 피선거권을 주어야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6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울회 출신 변호사들만이 사실상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 식으로 협회장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소속으로서 이러한 선거구조가 부당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재임시부터 ‘직선제’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직선제’를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및 집행부의 반대가 상당했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을 비롯한 대다수 변호사님들이 직선제 관철의 의미를 이해하시고 변협의 민주화를 위한 저의 노력에 큰 공감을 해 오늘의 결과를 낳게 된 것 같습니다.  

-최초의 지방변호사회 출신, 최초의 비전관(전직 판검사) 출신, 법학과 야간학부 출신 등 소위 3비(非) 변호사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비서울 출신이 변협회장에 당선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인데, 이런 이례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선, 언론에서 저를 지칭해 3비(非) 변호사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변호사협회는 엘리트주의에 기반해 운영돼 왔는데 그러한 엘리트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제가 당선되고 보니 신기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변협의 수장을 선출하는데 출신지역이나 학교 등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재 변호사들의 상황을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얼마나 회원들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할 것인지, 당선되기 위해 공약을 내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실천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등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회원들은 그러한 실천력, 진정성 그리고 회원들간의 소통과 화합능력 등을 가장 많이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출판기념회나 네거티브 운동으로 보다 강한 어필을 할 수 있었음에도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정도와 원칙이 주는 힘을 증명하신 것 같습니다.
직선제로 바뀌고 보니 예전처럼 서울에 있는 몇 천 명의 변호사들을 만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회원님들을 만나야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방 변호사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기에 일일이 다 만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럽게 시간을 내 지방을 찾아가도 재판이나 접견 등으로 자리에 없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지역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사전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되었지만 저는 변호사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정해진 45일간 최선을 다해 정도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후보로 정식 등록을 하기 전부터 출판 기념회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회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그러한 편법도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시간이 모자랐고 최선을 다한다고 돌아다니다 보니 입술이 부르트고 발뒤꿈치가 갈라져서 아직까지 낫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보니 다른 후보들이 서로 서로 네거티브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결국 네거티브라고 하는 것은 선거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고 진정성으로 승부하면 된다고 생각해 일체 그러한 네거티브에 끼어들지 않았습니다. 또 변호사들이라면 네거티브를 한다고 해서 평가를 달리하는 것이 아니고 진정성과 실천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다행히 제 바람대로 우리 회원분들은 네거티브에 휘둘리지 않으셨던 것 같고 그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선거 기간중 여러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경기고등법원 설립과 청년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 사법시험 존치 혹은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해 서민의 법조계 진출을 위한 사다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공약을 지켜나갈 것인가요.
현재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해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있고, 법사위 위원장도 예비시험 제도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스쿨 제도 자체가 얼마나 성공적인 제도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할 수 없고(제도가 운영된지 얼마 안되었기에) 한번 만들어진 제도를 함부로 바꿀 수도 없습니다. 다만,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 변호사가 되는 자격을 로스쿨 수료생으로 제한 한다면 돈이 없는 사람들, 대학을 못 나온 사람들은 아예 변호사가 될 수조차 없게 됩니다. 이는 분명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제도의 존치와 사법시험 존치를 배타적으로 볼 것이 아니고, 사법시험 존치가 어렵다면 예비시험제도라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국민과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점을 적극 홍보해 나갈 예정이고 그 당위성을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청년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가칭 ‘변호사 공선제도(변호사 강제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 적어도 민사 합의부 사건 이상에서는 변호사가 반드시 소송에 참여하도록 하되, 돈이 없는 국민의 경우에는 현행 법률구조 제도를 개선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변호사 수가 너무 많아 청년변호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여전히 돈이 없어 법률조력을 못 받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또한, 법원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나홀로 소송 때문에 절차 진행 자체가 힘들어지고 민사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변론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결국 이 세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민사 합의부 사건 이상에서 소송 대리인으로 반드시 변호사들이 소송에 참여하도록 하되, 돈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하에 변협과 국가 재원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변호사들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또한, 저는 경기중앙지방회장직을 맡으면서 경기고등법원설치 공약을 내세운 적이 있습니다. 경기중앙지방회장으로 일하는 4년 동안(원래 임기는 2년인데 저는 한번 연임해 4년을 했습니다) 열심히 지자체 단체를 만나고 국회의원들을 만나 경기고등법원 설치를 위해 노력했고 결국 입법 청원까지 해둔 상태입니다. 이와 같은 식으로 앞으로 제가 내걸었던 공약들을 실천하기 위해 사심없이 국민을 설득하고 언론과 국회를 대상으로 그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입니다. 필요하다면 국회에 가서 살 생각도 있습니다. 

-‘보통 변호사’를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지방의 반란을 일으켰고 성공했습니다. 시대적인 기류가 점점 관행과 관념을 벗어나 상식적인 사람을 선호하는 것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보통 변호사’의 의의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보통 변호사는 말 그대로 평범한 보통 변호사를 말합니다. 건전한 법상식과 건전한 법감정을 가진 저와 같은 보통 변호사들이 국민과 변호사 회원들을 위해 성실히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거와 같은 엘리트주의를 고집해서는 변화하는 법조 시장을 이해할 수 없고 진정한 변화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봅니다. 

-어린 시절부터 법학도가 되겠다고 결심하기까지의 성장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전교에서 1, 2등을 다투었기 때문에 학업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려고 당시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에 가기 위해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리 시골에서 공부를 잘했다 해도 광주와 같은 대도시의 학업 수준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어서 떨어진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참 놀랐습니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시험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큰 곳에 나아가서 내 인생을 개척하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서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친척분들이 몇 분 계셨지만 당시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시절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신세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사나이로 태어나 내 한 몸 내가 간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입증해 보이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선택한 것이 숙식이 보장되는 신문배달이었습니다. 
제가 새벽에 신문을 배달할 때 불이 켜진 창문 틈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신문을 배달하고 학교도 가지 못하고 있는데, 저 학생은 행복하게 공부를 하는구나, 나도 공부를 해서 인생을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내 힘으로 당당하게 무언가를 성취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가게 된 것이지요.
저는 고등학교를 야간으로 다녔는데, 당시 야간 고등학교는 상당히 거친 학생들이 많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학생들은 이미 머리가 커서 선생님의 말씀도 잘 듣지 않고 인성교육을 아무리해도 제대로 교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려면 초등학교부터 교육을 잘 시켜야겠구나 생각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가르치던 학생 중 하나가 갑자기 장기 결석을 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학생의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가 실패해 소송을 당했는데, 법적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패소하고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변호사 수가 적어 돈이 없는 사람들은 법률조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꼭 이겨야 되는 사건인데 법률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지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교사 생활을 유지하면서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성균관대학교(야간)에 입학했던 것이고, 낮에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저녁에는 법공부를 하며 주경야독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쪼개면서 공부를 하고 낮에는 천진난만한 초등학생들을 대하다보니, 이 아이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우뚝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사법시험에 도전하기 전 교편을 교직 경험이 법조인으로서의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교직 경험 자체가 법조인으로서의 활동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올바른 인성 교육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적어도 어떤 부조리에 의해 위법이나 불법적인 행동이 강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신념이 법조인으로서 고민해야 할 상황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도와준 것 같습니다.

-법조계 리더가 가져야 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한변협 협회장은 법조 삼륜의 한 축입니다. 그러기에, 변협만을 위한 회장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법조를 위해 변호사협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혹은, 개인적인 관계를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불의에 눈감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의 상황을 살피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거시적인 측면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선견지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법원 및 검찰과 협력해 우리나라 법조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변호사업계의 허와 실을 꼬집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향후 2년 동안 변협회장으로서의 혁신 전략과 비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변협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법 불신을 걷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변호사업계의 현실을 철저히 분석해보고 공약을 적극 검토해 회원들과 국민들 모두에게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과 언론의 변호사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털어내고 변호사들이 국민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킬 예정입니다. 

-보통 변호사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사회에서 그 동안 소외 받아온 비주류 변호사들의 희망을 위해 ‘변화의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강조하셨는데, 대한변호사협회의 모습과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변호사 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로인한 부작용은 고스란히 변호사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변호사가 된 청년 변호사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회원들을 위한 협회장이 될 것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크게 듣도록 하겠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요.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새로운 시대적 아젠다를 찾아 국정 운영을 잘 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공교롭게도 저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날짜가 같았는데요, 앞으로 국민을 위한 참 정치를 해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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