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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의대 블랙홀에 갇힌 과학인재 육성
의대 블랙홀에 갇힌 과학인재 육성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23.10.0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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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2023학년도 대입 자연계열 정시 모집에서 상위 20개 학과는 의·치의예과가 싹쓸이했다. 서울대 이공계열 합격 점수가 고려대·연세대에 역전 당했다. 서울대에 합격할만한 수험생들이 의대·약대 졸업장을 좇아 다른 대학을 선택한 결과다.

정부가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재정으로 교육비를 지원하는 영재학교 학생들마저 의대·약대를 선택한다. 2021~2023년 전국 8개 영재학교 졸업생 218명이 의학·약학계열 대학에 진학했다. 2021년 62명에서 2022년 73명, 2023년에는 83명이 그러했다.

서울과학고 등 영재학교는 학생이 이공계열이 아닌 의·약학계열로 진학하면 지원금을 환수한다.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조치에도 영재학교 학생들이 의대·약대를 지망하는 것은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출발하는 연구원보다 의사·약사의 직업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일 게다.

9월 중순 마감한 2024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도 서울대 등 주요 10개 대학교 의대 평균 경쟁률은 45.6대 1로 지난해보다 올라갔다. 일부 의대 논술 전형은 경쟁률이 600대 1을 넘어섰다. 반면 반도체 등 첨단학과 경쟁률은 16.5대 1에 그쳤다. 의대를 뺀 이과대 평균(19.2대 1)보다 낮았다. 기껏 신설한 첨단학과 등 이공계 학생 일부는 중간에 그만 두고 반수 내지 n수를 통해 의대·약대로 빠져나간다. ‘의대 광풍’ ‘의대 블랙홀’로 불릴 지경이다. 

이런 판에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대학 연구실 등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이나 대학원생을 줄이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들 사이에 ‘의대에 가지 않은 걸 후회한다’는 말이 나돈다고 한다.

지난 8월 23일 인도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했다. 우주개발 강국인 러시아, 일본도 실패했는데 인도가 앞서 날았다. 인도 우주개발의 중심에 인도공과대(IIT)가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대표 등 내로라하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을 배출한 곳이다. IIT는 인도 국부 자와할랄 네루가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과학’이라며 설립한 대학이다.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자율주행로봇이 지난 6월 국제 사족(四足)보행 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 미국·홍콩·이탈리아·프랑스 등 11개 팀이 참가한 대회에서 246점을 받아 2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60점)를 큰 점수 차로 따돌렸다. 대부분 팀들이 사람이 로봇을 조종한 것과 달리 KAIST는 자율보행 방식을 택했다. 보행 중 넘어져도 곧바로 일어나 임무를 수행하는 ‘재회복’ 기술도 월등했다.

이공계 이탈이 가속화하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의대 쏠림을 억제하고, 확실한 과학기술 인재 확보 방안을 세워야 한다. 대학의 첨단학과 정원이 적어서 인재가 부족한 게 아니다.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취업이 불안정한데 처우도 좋지 않다. 박사를 해도 그만한 보상을 못 받고 창업도 힘들다. 이공계가 처한 이런 여건과 사회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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