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시아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10년 숙원 사업인 한옥호텔 사업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에 번듯한 전통 한옥호텔을 지어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러차례 좌초될 위기를 맞았지만 이부진 사장은 한옥호텔 의지를 다지며 오랜 시간을 견뎌왔다.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서울시 중구청의 장기 미사용승인 건축물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한옥호텔 공사를 10월 중 재개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올해 5월 제출한 상태다.

건축법에 따르면 인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는 건축허가를 받은 날부터 신청자가 2년 내 공사에 착수하지 않거나, 공사에 착수했지만 기간 내 완료가 불가능한 경우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한옥호텔 조성사업은 이부진 사장이 2010년 취임한 이후 열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정문과 면세점 부지에 3000억원을 투입해 지하 3층~지하 2층 규모 한옥호텔과 부대시설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옥호텔을 세계적 랜드마크로 

2011년 서울시에 사업계획안을 제출한 뒤 2016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2020년 1월 중구청 건축허가를 받아 당해 7월 착공에 나섰으나 부지 내 다량의 유적(유구)이 발견되며 중단됐다. 발굴조사가 마무리된 부지에서 주변시설 공사를 이어오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2021년 하반기 모든 공사를 중단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옥호텔 공사 재개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며 “추후 공시에서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이 한옥호텔 집념을 버리지 않는 것은 서울 도심에 전통 한옥호텔을 지어 세계적 호텔들과의 경쟁에서 한국적 이미지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회사 측은 한옥호텔이 완성되면 세계적 랜드마크로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옥호텔 공사를 재개하는 배경에는 실적이 개선된 점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전년 상반기(58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엔데믹 전환에 따른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한국 면세점 시장 규모는 해외여행 수요 정상화 등에 힘입어 올해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4년 2~3분기엔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