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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알바 고용해 날조하는 세상
알바 고용해 날조하는 세상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3.08.0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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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알바 구한다는 광고...알고 보니 신종 사기수법
필자는 직접 가보지도 않고 그야말로 광고 판촉 차원에서 광고비를 받고 음식점에서 제공한 자료를 기사처럼 쓰는 소위 ‘기사식 광고’를 일부 매체에서 집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얼마 전의 일이다. 둘째 아이가 가족 단체 카톡방에 긴급 공지문을 띄웠다. “소위 리뷰 알바 할 사람 구한다고 하는 광고인데 신종 사기수법이라며, 이런 메시지 핸드폰에 뜨면 위험하니 즉시 삭제하고 차단하라”는 내용이었다.

놀람 반 호기심 반에 광고내용을 자세히 읽어봤다. 남녀노소, 학력, 경력 불문하고 월 200만~300만원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일은 아주 간단해서 쇼핑몰 사이트에서 리뷰를 쓰는 일”이라 한다.

“신청자가 많아서 전화통화는 안되고 아래 사이트를 접속하면 된다”고 하는 고액 알바비를 미끼로 사기를 치는 일종의 낚시성 광고였다.

음식점들, 마케팅 홍보전쟁 치열

3년간의 코로나 여파로 본의 아니게 집콕 하면서 엄청나게 늘어난 게 있다. 바로 비대면이 가능한 배달 주문이다. 굳이 외출할 필요 없이 음식이건 생활필수품이건 거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하고 주문해서 집에서 편안히 받는 것이다. 이럴 때 꼭 참조하는 것이 사용자 평점과 기존 손님들이 남긴 리뷰의 글이다. 평점이 5점 만점에 4.5점 이상이면 우수하고 4점 이하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주문하지 않는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전에 이용하고 사용했던 사람들이 남긴 글, 즉 리뷰 메시지다. 그런데 이런 리뷰의 글도 만일 앞의 광고처럼 알바를 고용해 날조하기 시작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난감해질 것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리뷰 글이 없던 시절에는 그 대신 친구나 지인 등 사람들의 입을 통한 구전에 의존하곤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방법이 있었다. 바로 신문, 방송 등 언론에 나온 기사나 보도다. 그만큼 당시만 해도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신문, 잡지는 물론 TV 방송에 광고가 아닌 기사로 소개된 상품이나 음식점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취재를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기자들은 서울은 물론 전국 구석구석의 맛있는 음식점을 많이 알고 있다. 지금껏 기자의 추천을 받은 곳 치고 실망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기자와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이 중요한 업무의 연장이라 할 수 있는 홍보맨들도 어부지리 격으로 만만치 않은 미식가의 내공을 갖고 있다. 과거 모 중견기업의 홍보임원이던 시절, 필자도 어느 신생 신문사의 요청으로 ‘회사 근처의 맛있는 음식점 추천’에 사진과 함께 등장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마도 그때 신문에 보도된다고 하니 음식점 주인이 굳이 식사값을 안 받았을 것이다. 언론 홍보의 힘 덕분이다.

요즘 웬만한 음식점을 가보면, 그야말로 홍보의 대가들만 모여 있는 듯 마케팅 홍보 전쟁이 한창이다. 자기 음식점을 보도한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액자에 모셔 놓은 집은 차라리 애교다. 음식점을 방문한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인 등 유명 인사들의 멋진 서명과 방문 소감 등을 사방 벽면에 도배를 한 곳도 적지 않다.

대형 음식점의 경우는 멀리에서도 볼 수 있게 플래카드를 걸거나 아예 음식점 상호 간판 위에다가 ‘ooo TV xxx 프로그램에 나온 곳’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써 붙인 곳도 수없이 많다. 하다못해 어떤 곳은 ‘ooo TV, xxx TV에 안 나온 곳’이라고 써 붙인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한 적도 있었다. 차라리 신선해 보이고 솔직해 보여 한 번 가 봐야지 할 정도다. 하여튼 분명한 홍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음식점들이 너도나도 이렇게 하는 것이리라.

기사식 광고에 ‘낚이다’

다음은 필자가 리뷰 글이 아닌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보고 낚인 경험이 있는 에피소드 한편이다. 10여년 전인가 강원도 일대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출발하기 전 매번 그만그만한 수준의 호텔 음식을 피하고 그 지역 별미를 맛보기 위해 근처의 유명 음식점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휴가지 도착 다음 날, 가족들에게 큰 소리 치며 어느 언론사 소속 잡지에서 추천한 음식점을 택시를 대절해 물어 물어 갔던 적이 있었다.

두부 전문 음식점이었는데 산골 구석에 위치해 있었지만 우리처럼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왔는지 전국 각지에서 온 피서객들로 붐벼 보였다. 몇 십분 기다리다 겨우 자리를 잡고 잔뜩 기대하며 음식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평균 이하의 음식 맛과 서비스 수준은 차치하더라도 반찬 이곳저곳을 윙윙대며 분주히 날아다니는 파리들을 목격하고선 왕복 택시비조차 아까울 정도였다. 가족들의 실망한 모습을 보고 자연 그런 곳을 버젓이 추천한 그 잡지에 대한 원망의 마음까지 갖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맛있는 음식점 소개 기사의 경우 음식 전문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한 것도 있지만, 직접 가보지도 않고 그야말로 광고 판촉 차원에서 광고비를 받고 음식점에서 제공한 자료를 기사처럼 쓰는 소위 ‘기사식 광고(Advertorial)’를 일부 매체에서 집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그것은 정식 보도가 아니라 독자의 눈을 현혹시키기 위한 광고였던 것이다.

독자나 시청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신문과 방송의 기사를 대부분 그대로 믿는다. 그러나 아무리 큼지막한 글자로 현란하게 포장돼 있더라도 광고 문구라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음식점에서 한번 광고를 집행했다고 해서 당장 찾아가지는 않지만 ‘이 음식점이 맛있다’는 기사 한 줄, 방송 한 편이 보도되면 우르르 몰려가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일회성 구매가 아닌 말 그대로 한번 선택이 10년을 좌우하는 가구, 자동차, 전자제품 등 고가의 상품일 경우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문득 40여년 전통의, 규모는 작지만 기자와 홍보맨 세계에서 소문난 어느 음식점 주인의 말이 기억난다. “나는 언론에서 취재를 한다고 하면 극구 사양합니다. 몇 년 전 우연히 어느 잡지에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서 단골 고객들이 불편해하셨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수입보다는 오래된 단골손님을 배려하는 주인의 따뜻한 마음씨가 엿보인다.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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