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김재훈 기자] 지난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사들이 올해 2분기에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을 전망이다. 다만 3분기는 실적의 큰 축인 정제마진이 오르고 있어 2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Oil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980억원으로 전년 2분기인 1조7220억원 대비 86.9% 줄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900억원이며 전년의 2조3292억원 대비 122.5% 감소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비상장사기 때문에 컨센서스가 없지만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의 경우 각 정유사들은 연달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2조3292억원, GS칼텍스는 2조1321억원을 달성했으며 S-Oil은 1조7220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1조3703억원을 달성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당시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HD현대오일뱅크 또한 사상 첫 1조원 돌파였다. S-Oil은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 1분기보다도 29.3%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로 넓혀볼 경우 정유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2조원을 훌쩍 넘기는 수준으로 과거 최대 호황을 누렸던 2016년 상반기의 3배에 달한다. 당시 초유의 실적을 기록한 정유4사에 대해 인플레 압박을 줄이기 위한 ‘횡재세’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2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원유 공급이 부족해졌다. 또한 늘어난 원유 수요로 원유가에 비례하는 정제마진이 최고점을 찍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수입비, 운반비 등을 차감하고 남은 값이다. 통상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은 4~5달러로 책정된다. 지난해 2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20달러대로 손익분기점의 4~5배였다. 6월 말의 경우 29.5달러까지 오르며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들어 정제마진은 BEP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4월 정제마진 평균은 3.5달러, 5월 평균은 3.9달러, 6월은 4.6달러였다. 올해 2분기 평균은 4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81.4% 감소했다. 

다만 정제마진이 점차 오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7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5.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항공유 수요 회복과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해 온 아프리카 원유의 공급 차질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올해 2분기에 저점을 지나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상승으로 재고 이익도 증가해 정유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