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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마셔도 되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마셔도 되나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3.07.03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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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마다 제각각…국민 혼란 가중
2023년 7월 현재 이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7월 현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예전에는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흔했다. 어느 사안을 두고 누구 말이 옳은지 논쟁이 벌어졌을 때 한 쪽에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본 적이 있다고 말하면 게임이 싱겁게 끝나곤 했다. 그 만큼 그 때만 해도 언론 뉴스에 대한 신뢰가 거의 전폭적이었다. 가짜 뉴스와 사이비 언론이 난무하고 있는 요즘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최근 맛 있기로 유명한 성주 참외가 ‘전자파 참외’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게 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정부가 경북 성주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기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극히 미미하다고 발표하면서 나온 보도다. 2016년 사드 배치 초기부터 레이더를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는 물론 특산물인 참외를 오염시킨다는 주장이 나온 데 따른 일종의 공식 검사 결과 뉴스라고 볼 수 있다. 무려 7년 만에 나온 시시비비에 대한 판정이다.

더 이상 국민 혼란 부추겨선 안 돼

뿐만 아니라 15년 전에는 온 나라를 떠들썩 하게 만든 보다 심각한 사태가 있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관한 대혼란이다. 2008년 4월 광우병 위험 부위의 수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정부가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을 중단할 수 없는 등 협상 내용이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알려지면서, 광우병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유명 갈비집에서 맛있고 저렴한 미국산 소고기가 인기 메뉴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믿기지 못할 일이다. 미친 소 논란은 당시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에서 실패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천일염 사재기가 벌어질 정도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되면 안전하다는 주장과 절대 그렇지 않다는 반박 주장이 일반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와 국민들을 더욱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전혀 상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해서는 보다 전문적이고 신중해야 하는데도 이마저 내년 총선의 중요 이슈거리의 하나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날 소고기와 참외 사태가 재연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며칠 전 시내 유명 일식 집에서 점심 모임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인 경제신문에서 수습기자로 출발해 편집국장을 거쳐 고위직 임원을 끝으로 같은 신문사에서 정년을 맞이한 한 언론인의 노고를 조촐히 축하하는 자리였다. 각자의 근황 등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식사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각종 해산물 요리를 보며 필자가 한마디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이제 생선도 마음 놓고 먹기 힘든 건 아닌가요. 어느 언론에서는 안전하다고 하고 또 다른 언론은 위험하다고 하고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네요.” 그 즉시 평생 기자였던 그가 답한다. “그럴 때는 언론에 상관없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 의견을 들으시면 됩니다”라고. 이제는 언론사 뉴스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신뢰하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우문현답(愚問賢答)인 셈이었다.

문득 이제 백발이 성성한 베테랑 기자와 겪었던 어느 여름 날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1992년 7월초 어느 날이다. 대우그룹의 모기업이자 종합무역상사인 (주)대우의 홍보팀장인 필자에게 특별 지시가 떨어졌다. “쇼룸을 전면 개편하라”는 명령이었다(대우그룹의 본사인 대우센터빌딩에는 거의 매일 바이어, 정부 고위관리 등 외국손님들이 방문한다. 특히 대우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 VIP들 대부분이 반드시 거치는 코스가 바로 대우그룹에서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제품을 전시하는 쇼룸이었다). 준비 기한은 1주일. 홍보팀에서 쇼룸을 관리한 이래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 도대체 어느 대단한 분이 방문하기에 이런 무리한 특별 지시가 내려진 걸까.

부랴부랴 100여개 상품별 무역 부서와 20여개 계열사 홍보팀에 연락해 전시 제품을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인테리어와 벽지 등 외관 개보수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모 경제신문 출입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북한 고위 인사가 서울 방문한다는데…

“북한의 고위 인사가 조만간 서울을 방문한다는데 혹시 아십니까?”(그 해 초, 김우중 회장 일행이 역사적인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남북경협의 창구가 자연히 대우그룹으로 정해진 터라 기자도 대우에 확인 요청을 했으리라) 순간 필자는 쇼룸 전면 개편 소동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했다. 그러나 전혀 내색하지 않고 홍보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금시초문입니다. 혹시 모르니 관련 부서에 알아보고 알려드리지요”라고 말하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즉시 상부에 보고했다. 빙고! 내 예상이 맞았다. 1월 말 김우중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발표한 남북경협 사업의 구체적 진행을 위해 경협의 북한측 최고책임자가 일주일간 남한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영광(?)스럽게 홍보팀 관할의 대우센터 쇼룸도 방문 코스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같은 사실은 정부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절대 함구하라는 지시도 함께였다. 내부 직원에게조차 말하지 못했을 정도이니 아무리 친한 출입기자라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었다. 이후 다른 언론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해 왔고, 그 때마다 필자를 포함한 홍보실 임직원들은 간신히 ‘모르쇠’ 시늉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였다. 7월 중순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 했는데 그날 따라 점심시간을 지나면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2시경 쯤 됐을 때다. 처음 질문을 해온 그 경제신문 기자가 사전 예고도 없이 불쑥 홍보팀 사무실로 들어섰다.(보통은 기자실에 있다가 전화를 걸고 홍보팀으로 오는 것이 관례임) 그런데 옷 매무새가 이상했다. 머리는 물론 와이셔츠가 온통 비에 젖은 것이 아닌가. 평상시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성품의 소유자임을 감안하면 뭔가 중대한 용무임에 틀림없었다.

“말은 못해도 눈빛으로 전달하자”

이번에도 필자의 짐작이 들어 맞았다. 기자는 방한하는 북한측 고위 인사의 이름과 남한 체류 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 남한 방문의 주요 일정이 대우그룹 계열사 공장 방문 등 대우와 관련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로 보면 실로 ‘대특종’ 사안이었다.

언론의 특성상 보통 그 정도까지 취재했으면 확인없이 그냥 보도하곤 한다. 그런데 기자는 필자의 곤란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출입기자의 당연한 권리를 홍보맨에게 요구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정확한 사실을 알고 물어보는데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며칠 후면 공개될 사실을 모른다고 잡아떼기도 힘들고 냉방 시설이 잘 돼 있는 사무실에서 땀이 다 날 지경이었다. 

그때 필자의 머리 속을 섬광처럼 흐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래, 말은 못해도 눈빛으로 전달하자. 텔레파시는 아니더라도 눈 대화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이후 필자의 눈빛을 읽었는지 기자는 더 이상 확인 요청을 하지 않고 신문사로 돌아갔다.

초조한 며칠이 흘렀다. 그런데 웬일인가? 아직도 그 신문에는 1면 특종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후 ‘북한의 김달현 정무원 부총리 겸 대외경제위원장 일행의 방한’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고 모든 언론들이 일제히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아, 내 눈빛 대화가 실패했구나. 그 기자는 나를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내심 실망과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마음 좋은 사람인지라 이후에도 별 내색을 하지 않았고 그 사건은 어느덧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 일로부터 10년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이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해온 그 기자와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화제가 당시로 돌아갔다. “그때 도와주지 못해 정말 미안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건넸다. 이젠 어엿이 모 취재 부서의 데스크가 된 그 기자의 답변은 필자를 기쁘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허탈하게 만들었다. 

“당시 문 팀장님의 눈빛을 분명히 읽었습니다. 덕분에 오보일까 우려돼 불안해 하는 데스크를 설득해 1면 특종기사로 당당히 올렸습니다. 그러나 최종 인쇄 직전에 정부 모처로부터 협조 연락을 받은 신문사 최고위층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 기사는 출고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신문사로부터 내부 특종상과 거액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그 때 팀장님의 눈빛 대화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문기환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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