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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슈퍼엔저’ 사탕인가, 독인가
‘슈퍼엔저’ 사탕인가, 독인가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23.07.03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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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돈 엔화 가치가 뚝 떨어지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엔화나 일본 주식을 사두거나 일본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투자자나 여행객들에겐 호재다. ‘엔테크’ ‘일학개미’ 조어가 나돌 정도다.

하지만 수출 부진으로 고전하는 기업들에겐 추가적인 악재다. 급격한 엔저는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등 우리 주력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엔화가치가 1% 하락하면 한국 수출액은 0.61%포인트 감소한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원·엔 환율은 6월 19일 한때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의 800원대 진입은 8년 만이다. 올해 4월만 해도 1000원대였던 것이 지금 900원 언저리다. 주요국들이 금리를 올리며 통화긴축을 하는 사이 일본 중앙은행은 제로(0)금리를 고수하며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해서다.

엔저 덕분에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1분기에 2.7%의 경제성장률을 일궜다. 엔화 값이 싸지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고, 일본 내 소비도 늘어난다. 외국인 투자 유입도 증가한다.

닛케이지수가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가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다. ‘잃어버린 30년’ 내내 일본을 걱정시켰던 디플레이션, 물가 하락세도 반전되는 분위기다. 1990년대 이후 1%대 안팎이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대로 올라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엔저 효과는 일본 경제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긍정이면 긍정이지 왜 ‘전체적으로’라고 했을까.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무역수지 등 거시경제 측면에선 엔저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을 곰곰이 뜯어보면 ‘웃는 이 따로, 우는 이 따로’이기 때문일 게다.

상징적 사례가 있다. 올해 초 114년 역사의 과자 회사 ‘사쿠마제과’가 문을 닫았다. 여기서 만들어온 ‘사쿠마식 드롭스’는 일본의 국민 사탕이다. 사쿠마는 급격한 엔저로 커지는 원자재 수입 가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했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기업과는 반대로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에게는 악재다. 엔화 구매력이 떨어진 만큼 돈을 더 써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 대기업들이 ‘엔저 호황’을 누리는 한편에선 내수형 중소·영세 기업들의 ‘엔저 도산’이 확산하고 있다.

근로자들도 엔저로 상승한 물가만큼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생활이 빡빡해진다. 실제로 물가 변동분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올 4월까지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엔저로 인한 경기회복을 국민이 체감하고,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징후다.

3%대 물가상승률은 젊은이들로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다. 디플레이션을 깰 불쏘시개를 바랐지만, 과도하게 오른 물가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면 ‘나쁜 인플레’ 소리를 들을 것이다.

사실 엔저는 외환시장의 자연스러운 거래와는 거리가 있다. 일본이 국가 차원의 경제 활성화 전략으로 인위적으로 지탱시키는 고육지책이다. 역사적으로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하강할 때 한국 경제는 위태로웠다. 무역·경상수지 적자가 나고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다. 슈퍼엔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되고 한국과 일본 경제에 어떤 빛과 그림자를 드리울 것인가.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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