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통 큰 결단'에 박수친 이유 [기자수첩]

2025-11-26     김동수 기자

[인사이트코리아 = 김동수 기자] 국내 산업계를 뒤흔든 한·미 관세 협상이 마침내 매듭지어졌다.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안보 팩트시트 작성을  발표하면서 10개월간 이어진 ‘관세 불확실성’이 비로소 해소됐다.

4대 그룹은 800조원 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정부의 협상 노력에 화답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로 국내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누그러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한목소리로 투자 의지를 밝히며 의미를 더했다.

이번 계획은 단순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협력사와 상생,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육성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포함한 전략적 메시지가 곳곳에 담겼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은 현대차그룹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국내 투자 항목 중 1차 협력사가 올해 실제 부담한 미국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HMGMA)·앨라배마 공장·기아 조지아 공장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관세를 매입가에 그대로 반영해 주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향후 협력사들의 연간 수출 실적이 집계되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취재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도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즉 부품사였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는 관세 부담을 견딜 체력이 있지만 수익 구조가 약한 협력사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실제 업계에서는 “트럼프 관세 폭탄의 1차 피해자는 국내 부품사”라는 진단이 꾸준히 제기됐다.

평소 기자와 교류하던 한 자동차 전문가는 현대차그룹 지원 방침을 듣고 박수부터 쳤다고 전했다. 정 회장의 이번 결정은 협력사 입장에서 가장 절실했던 조치여서다.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지금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지원은 그동안 버티기 어려웠던 업체에 ‘숨 쉴 여지’를 만들어준 조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정 회장이 선택한 방식은 단순한 상생을 넘어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빠진 협력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동수 인사이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