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막바지 수익성 끌어올릴 비책은?
보험부문 이익 감소, 투자부문서 상쇄…본업 경쟁력 회복 숙제로 4분기 건강보험·종신보험 고수익 포트폴리오 위주 판매 강화한다
[인사이트코리아 = 손규미 기자] 홍원학 대표가 이끄는 삼성생명이 올 3분기 실적에서 보험부문 부진을 양호한 투자부문 이익으로 방어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 지위를 확고히 하려면 본업인 보험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11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규모다.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70억원)보다 7.9% 줄어든 1조930억원이다. 다만, 투자손익이 11.9% 늘어난 1조7130억원을 찍으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페럼타워 매각 등 일회성 부동산 처분 이익과 유가증권 처분 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전체 투자손익이 급증했다.
삼성생명은 올 3분기 업계 최대 순익을 유지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높은 투자손익 의존도는 숙제로 남았다.
투자 이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보험 본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홍 대표가 본업 강화를 핵심 경영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해당 부문 성과가 연임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종신보험 균형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
홍 대표는 보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수익성 높은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가 올해 전략적 핵심 사업으로 선택한 것은 건강보험이다. 신년 초부터 상품군을 대폭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월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전용 상품인 ‘더라이트 건강보험’과 ‘더블보장보험’을 선보였고 4월에는 ‘다모은 S5 필요한보장만 쏙쏙’을 출시했다. 이어 5월에는 시니어 특화 요양·간병보험 상품인 ‘웰에이징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3분기 들어서는 통합형 종합건강보험 상품인 ‘더 퍼스트 건강보험’(8월)을 출시했다. 최근에도 모니모 전용 온라인 상품인 ‘삼성 시그널 건강보험’(9월)을 내놨다.
삼성생명은 손보사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별화된 보장을 속속 선보였다. 특히 ‘다모은 S5 필요한보장만 쏙쏙’에 탑재돼 있던 ‘항암 중입자 방사선치료’ 특약은 출시 직후 단기간에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해당 특약은 삼성생명이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고가의 최첨단 암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다. 인기를 끌자 다른 보험사들도 유사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건강보험 판매 호조는 삼성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삼성생명의 3분기 말 CSM 규모는 14조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건강보험 중심신계약 확장이 CSM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3분기 누적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1조75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했고, 전체 신계약의 76%를 차지했다. 건강보험이 선전한 덕택에 보험 부문은 이익 감소폭을 완화할 수 있었다.
삼성생명은 남은 4분기 동안 고수익 상품 위주의 판매 기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건강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 기조는 유지하되 수익성 높은 종신보험을 출시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새로 출시한 상품이 올해 9월 선보인 종신보험 ‘삼성 골든보험’이다.
건강보험은 손해율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실패할 경우 보험 손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잇따른 건강보험 출시로 손해율 증가와 예실차(예상과 실제 차이)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사망담보 손해율은 41%인 반면, 생존담보 손해율은 9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생존담보 손해율은 88%였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92%, 올해 3분기에는 98%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예실차 또한 지난해 3분기엔 810억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엔 15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건강보험과 종신보험의 동시 강화는 보험사의 수익 안정성과 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두 상품은 수익 구조와 리스크 특성이 달라 상호 보완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이동훈 삼성생명 채널마케팅팀장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건강보험은 종신보험 등과 비교해 금리 민감도가 낮아 안정적으로 CSM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지난 2분기까지는 건강보험 중심으로 신상품을 출시해 왔지만, 3분기에는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신규 종신보험을 출시했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높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건강보험과 사망보험의 판매 비중을 말하기는 어려우나 4분기에도 고수익 상품위주의 판매 기조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