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소·부·장’ 세계 최고 기업 노린다…5년 간 60조 투입
향후 5년 동안 국내에 100조 투자 소부장 기술 개발·확장에 60% 투입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6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집중할 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향후 5년 동안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60%를 소부장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소부장은 소재·부품·장비 세 가지 산업을 통칭하는 말.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자동차 핵심 부품, 제조에 필요한 각종 장비 등 국내 제조업의 기반을 이루는 분야를 의미한다.
구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미래 성장을 이끌 첨단 기술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국내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혁신 생태계를 키워가야 한다”며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와 함께 경쟁력을 높이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소부장 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계열사로 LG전자를 지목한다.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냉난방공조(HVAC), 반도체 장비 등 사업들이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전장 사업 3대 축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R&D 투자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HVAC 사업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해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했다. HVAC는 난방, 환기, 냉방을 통합해 실내 환경을 조성하고 공기 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열처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 소속 LG생산기술원이 추진 중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관련 투자도 기대된다. LG전자는 지난 7월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다.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HBM은 쉽게 말해 돈이 되는 중요한 비즈니스”라며 “이에 따라 HBM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역시 앞으로 지속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LG디스플레이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R&D와 설비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국내 기업이 여전히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 업체 추격이 거세진 상황이다. 기술 격차를 지키기 위해서는 빠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LG는 생산 기술(장비) 역량이 강점”이라며 “소부장이라 하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인데, LG는 반도체 사업이 없으니 디스플레이 장비 관련 R&D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