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회장 ‘글로벌 광폭행보’…벤츠 회장과 ‘깜놀 빅딜’ 협의한다
사법 리스크 해소 후 팀 쿡·샘 올트먼·빌 게이츠와 릴레이 미팅 차량용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에서 ‘빅딜’ 기대감↑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인맥을 앞세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치맥 회동’을 가진 데 이어 다음주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14일 열리는 메르세데스-벤츠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올라 칼레니우스(Ola Kallenius) 회장과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만나면 ‘빅딜’…‘사법 리스크’ 해소 후 광폭 행보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근 이 회장이 글로벌 주요 기업 수장들과 만났다 하면 ‘빅딜’ 소식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7월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이후 활발한 대외 행보을 이어가며 사업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 지원차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테슬라와 애플 수주 소식이 들려왔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애플과는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로 추정되는 칩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초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스타게이트는 글로벌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달 말 이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치맥 회동을 가졌고 업계 최대 규모 반도체 AI 팩토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또 HBM4(6세대)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사회공헌(CSR)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과 벤츠 회장 회동을 계기로 양사 간 협력 범위가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과 벤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키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삼성SDI는 BMW·아우디에 각각 차량용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벤츠와 협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는 이미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을 위한 협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두 회사 회장의 만남으로 해당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방한 기간 동안 다양한 파트너사와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전장(전자·전기장비) 관련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회동이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