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항공방산소재, K방산 효과 ‘고공비행’…불황 속 역대급 실적
철강 불황 속 흑자 기록...자회사 세아항공방산소재 역할 톡톡 올 3분기 최대 실적...588억 들여 고강도 알루미늄 공장 설립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세아베스틸지주가 철강 경기 침체의 그늘 속에서도 돋보이는 실적을 냈다. 특히 자회사 세아항공방산소재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로써 세아베스틸지주는 기존 철강 중심 산업 구조를 넘어 항공·방산용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 변신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 수준이 아니다. ‘철강기업’이라는 기존 정체성에서 벗어나, 항공·방산·에너지용 첨단소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창원특수강, 세아베스틸,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을 중심으로 그룹 내 소재 밸류체인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세아메카닉스와 함께 방산 부품, 에너지용 합금소재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 철강업계 보릿고개 속 실적 선방
6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6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고 순이익은 336억원으로 195.9% 증가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건설 경기 불황, 미국 트럼프 발(發) 관세 리스크 등 철강업계의 3중고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배경에는 고부가가치 합금소재 비중 확대와 방산·항공 중심의 신성장 사업 강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기존 산업용 특수강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항공기·방산용 알루미늄 합금 등 고수익 제품군으로 빠르게 전환해왔다.
세아항공방산소재, 그룹 효자 떠올라...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자회사 가운데 세아베스틸지주 흑자 전환의 중심에 서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989억원, 영업이익은 203억원(영업이익률 20.6%)으로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 수요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항공기와 군수 장비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항공기 동체와 날개 구조재, 방산용 장갑차 및 탄약 부품에 들어가는 고강도·경량화 소재를 자체 기술로 제조한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2019년 10월 세아베스틸이 알코닉코리아를 인수해 세아그룹으로 편입됐다. 이후 방산·항공 수요 확대에 발맞춰 단조·압출·열처리 등 공정을 자체적으로 고도화하며 기술 자립도를 높였다.
실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민간 항공기용 날개 구조 부품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풍산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에 소재를 납품하고 있다.
인수 6년 만에 세아항공방산소재가 그룹의 효자로 떠오르자 세아베스틸지주는 과감한 투자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경남 창녕군에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 신공장을 설립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세아항공방산소재의 알루미늄 신공장 설립은 시장 데이터로 성장성이 확인된 글로벌 항공 소재 분야의 고부가가치 알루미늄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한 결정”이라며 “축적된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들의 핵심 공급망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방산 소재 대표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는 약 588억원으로 오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고강도 항공용 알루미늄 소재 상업생산에 돌입해 보잉(Boeing), 엠브라에르(EMBRAER),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등 항공기 제작사에 소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알루미늄 신공장 설립 이후 2034년까지 추가적인 설비 증설도 계획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총 투자 규모를 약 100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항공기 소재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세계항공우주 소재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 소재 시장은 지난 2022년 44조원에서 오는 2032년 약 102조원 규모로 약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구조적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세계적으로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이 치열하지만 항공·방산은 기술력과 신뢰도가 진입장벽이 높아 장기 수익성이 높다”며 “세아항공방산소재 약진은 세아그룹 전체 체질을 바꾸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