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통합 앞두고 ‘유럽 증편‘…티웨이항공에 불똥 튀나
내년 3월 밀라노 이어 4월 부다페스트 신규 취항 화물기 매각으로 생긴 수익성 공백 만회 유럽 노선 집중 티웨이항공 긴장, 출혈경쟁 불가피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내년 상반기 유럽 노선을 대폭 확장하며 장거리 노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통합을 1년여 앞두고 화물기 매각으로 생긴 수익성 공백을 여객 노선을 통해 만회하는 한편, 통합 이후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내년 유럽 하늘길 넓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3월 31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 4월 3일부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신규 취항한다. 모두 인천발 노선으로 밀라노는 주 3회(화·목·토요일), 부다페스트는 주 2회(금·일요일) 일정이다. 이들 노선에는 311석 규모(비즈니스 28석, 이코노미 283석)의 A350 항공기가 투입된다. 최신 기재인 만큼 승객들에게 한층 쾌적한 비행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두 노선이 전통적으로 꾸준한 여객 수요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신규 취항을 결정했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밀라노는 세계적인 패션과 디자인 중심지이자, 유럽 경제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밀라노 대성당과 라 스칼라 극장,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 풍부한 문화유산도 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역시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건축물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한다.
또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은 내년 9월부터 주 5회(화·목·금·토·일요일)에서 7회(매일)로 증편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유럽 노선은 기존 7개에서 9개로 확대된다.
업계 일각에 따르면 이번 유럽 증편은 단순한 노선 확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대한항공과 통합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독자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동시에 화물기 사업부 매각으로 인한 운항 자원을 장거리 여객 부문으로 돌려 수익 기반을 다지려는 포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에 인수되면서 유럽·일본 경쟁당국이 요구한 기업결합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 8월 화물기 11대를 에어제타(구 에어인천)에 전량 매각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화물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조7195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 연간 매출의 24.4%를 차지했다. 화물기 매각 이후에도 여객기 하부 수하물 칸을 이용해 별도 화물을 싣는 ‘벨리 카고‘ 형태로 화물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적재량에 한계가 있어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아시아나항공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2.0% 감소한 490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화물기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 공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럽 노선 집중‘ 티웨이항공 긴장, 출혈 경쟁 불가피
반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은 다소 긴장한 분위기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5월 인천~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순조롭게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취항지 중 일부가 티웨이항공 노선과 겹치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 6월 말 누적된 손실이 자본금을 넘어서면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위기감은 더욱 크다. 올해 티웨이항공 새 주인이 된 대명소노그룹 노력으로 11월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선 장거리 노선 안정화가 필수인 상황이다.
다만 대형항공사(FSC)와 LCC의 고객층이 어느 정도 구분돼 있는 만큼 단기적 충돌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비즈니스·프리미엄 고객 중심, 티웨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젊은 층 중심의 수요 구조”라며 “직접적인 시장 잠식보다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