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의 턴어라운드 4.0] 경쟁사 이기는 가장 큰 무기는 ‘정보‘

최소한의 대가로 전쟁을 승리하는 방법

2025-11-05     이창수 전문위원
<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 = 이창수 전문위원] <손자병법>은 전편에 걸쳐 어떻게 해야 최소한의 대가를 지불해 전쟁에서 승리를 획득하고, 개선 장병을 이끌고 귀국할 것인지를 적고 있다. 한마디로 전쟁을 하루 빨리 종식하고 다시 생산에 종사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연구한 ‘병서’라 할 수 있다. 전쟁을 벌여야만 적을 이길 수 있는 상황 아래 전쟁 밑천과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그는 반드시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만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의 개념을 제기했다(마쥔 지음, 임홍빈 옮김, <손자병법 교양강의>, 돌베게, 2009, P189).

손자의 핵심 주장은 간단명료하다.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적을 알고 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정보 취득을 통해 최소 비용으로 전쟁에서 이기라는 것이다. 비즈니스도 이와 같다.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신제품을 수주해 매출을 일으키는 경쟁사 간 경쟁은 국가 간의 전쟁과 같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가 정보 취득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부실기업에 가서 영업 현황을 파악하면 항상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마케팅, 영업비 사용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그 적은 비용도 기존 고객 대응에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신제품을 수주하기 위한 비용 지출에 인색하고 특히 해외영업비 지출에는 더 인색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고객사와 경쟁사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길을 비춰주는 등이나 달빛 없이 험한 산을 등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해외영업대상을 선정하고 영업을 추진, 수주, 개발, 생산, 판매가 이루어지는 시간이 최소 수년 이상 소요되므로 수익을 인식하기 전까지 비용만 발생하고 비용을 투자해도 수익을 발생시킬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비용을 배정하지 않고 그러다 보면 해외 신규고객의 발굴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떤 정보를 취득해 신규 제품을 수주하고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까?

수주 위한 다섯 가지 프로세스

신규 제품을 수주하고 수익을 발생시키려면 가장 먼저 수주를 위한 필요 정보가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영업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사의 강점은 무엇이고 이 강점을 이용해 다른 경쟁사보다 경쟁우위에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동 제품을 구매하는 업체들을 분석하고 영업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두 번째, 영업 대상업체를 선정했다면 예상 고객이 개발하고 있는 신제품은 무엇인지, 자사가 개발 생산하는 품목과 관련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는 기존에 구매하는 부품과 제품의 구매처를 변경할 계획이 있는지도 파악해 자사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한지 알아야 한다.

세 번째, 대상 제품이 선정됐다면 개발 책임자와 담당자는 누구인지? 개발은 언제 시작하는지? 구매 책임자는 누구인지? 등을 파악해 접촉을 통해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대상 회사 내부에서 자사를 도와줄 수 있는 직원을 먼저 섭외, 우군을 확보해야 한다.

네 번째, 이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 더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을 기획하고 있는지,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지,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 해결하지 못하는 미충족 니즈(Needs)는 무엇인지,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공급자, 즉 우리의 경쟁사는 누구인지, 경쟁사 장점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다섯 번째, 구체적인 정보가 파악됐다면 이를 기반으로 하여 자사가 경쟁사 대비 차별화할 수 있는 제안서를 작성해야 한다. 제안서에는 제품 스펙과 가격은 물론이고 생산계획, 생산리드타임, 운송 계획 등을 포함하지만 이에 더해 자사의 생산, 품질관리, AS 시스템 일체와 취득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자사 제품의 타사 대비 장점을 확실히 부각해 제안한다. 사례별로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객이 해결하지 못한 미충족 니즈를 해결하는 제품, 더 저렴한 가격, 또는 더 좋은 품질 중 하나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안을 제안한다.

그럼 이기는 제안을 하고 제품을 수주할 수 있는 정보를 취득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고객과 접촉횟수 늘려 정보량과 질을 높이자

정보를 취득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대면접촉을 통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대면 정보 취득으로는 고객사 담당자와 미팅, 식사를 통한 정보 취득, 공장 및 연구소 방문을 통한 제품 정보 취득, 동종업계 직원과 만남을 통한 정보 취득, 동종업계 컨설턴트 또는 기존 제품의 판매처를 통한 필요 정보 취득 등 다양한 사람을 통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두 번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 정보 취득으로는 고객사와 경쟁사의 웹사이트 방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색을 통한 정보 취득, Chat GPT, 네이버와 유튜브 검색을 통한 관련 정보 취득 등을 통해 제품, 가격, 회사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취득은 비용이 적게 발생하지만 고객과 대면 접촉을 통한 정보만큼 유효하고 정확한 필요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객사에 대한 주기적인 방문과 교류를 통해 필요 정보를 취득해야 한다. 정보 취득을 위한 영업비용의 지출은 회사의 다른 투자와 비교할 때 절대적인 금액이 적으면서도 실질적인 매출액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매우 지대하므로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정보 취득 활동을 시행해야 한다.

우리가 파악하는 정보의 양과 질이 좋아질수록 수주 가능성은 높아지고 궁극적으로는 수주를 확신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새로운 고객의 담당자와 처음 만남을 가졌다면 수주의 반은 해결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제품을 홍보하기 이전에 자신과 자사에 대한 신뢰를 얻고 점차 정보의 량과 질을 늘려간다면 수주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해외영업비를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내에서 최대한 설정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정보의 양과 질을 늘려가는 것이 신규 수주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고 인내심과 확신을 가지고 해외영업에 임해야 한다.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