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돌풍 우리가 잇는다...‘2년 연속 흑자’ 중형 조선 3사 ‘신바람’
올해 상반기 나란히 흑자...대한조선 코스피 상장 케이조선·HJ중공업, 마스가 MRO 조선소 후보 거론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중형 조선 3사(대한조선·케이조선·HJ중공업)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 2년 연속 흑자를 노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여기에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추진 과정에서의 일부 수혜도 기대된다.
중형 3사, 위기 극복하고 올해 상반기 나란히 흑자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올해 상반기 누적 13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수치다. 케이조선도 올해 상반기 420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HJ중공업은 276억원 적자에서 10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사의 상황은 벼랑 끝에 서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조선업 침체로 글로벌 발주 절벽과 저가 수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선박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법정관리와 구조조정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불어닥친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로 3사는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실제 대한조선은 2022년 사모펀드 KHI그룹에 인수된 이후 포트폴리오를 단순화 시키며 빠르게 정상화 국면에 접어 들었다. 대형사 비중이 압도적인 컨테이너 운반선 등은 과감하게 줄인 반면 지난 3년간 중대형 유조선, 특히 15만DWT(선박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톤수) 수에즈막스급과 8만∼12만DWT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셔틀탱커 등 탱커 계열 선박에 회사 역량을 집중시켰다.
올해 들어서도 유조선 중심 수주 전략을 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22일 대한조선은 유럽 선주사로부터 수에즈맥스급 원유운반선 4척, 오세아니아 선주사로부터 2척 등 총 6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7148억원으로 지난해 회사 매출의 3분의 2에 달한다. 또 지난 8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며 더욱 탄탄한 경영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다.
케이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유럽 선사와 5만톤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1290억원을 확보했다. 이로써 올해 누적 수주 규모는 8200억원을 웃돌게 됐다.
HJ중공업은 방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해군 유도탄고속함 18척 성능개량사업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고속상륙정(LSF-II) 창정비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올해는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 9월 23일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 산하 부부대장과 품질관독관, 해양조사관 등 7명이 미 해군 MRO 사업에 요구되는 MSRA 자격심사를 위해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MSRA는 미 해군이 함정 정비 역량을 인정한 조선사와 맺는 협약으로 MRO 사업 참여를 위한 필수 요건이다.
마스가 참여 가능성...케이·HJ, MRO 특화 조선소 후보 거론
케이조선과 HJ중공업은 마스가 프로젝트에 따른 MRO 특화 조선소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케이조선은 주한 미 해군기지가 위치한 경남 창원(진해)에 조선소가 위치해 입지 측면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HJ중공업은 경험에서 한발 앞서 있다. HJ중공업의 부산 영도 조선소는 수십 년간 한국 해군의 다수 함정 개조 및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해온 MRO 전문 조선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형 조선사의 부활은 3사 모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불황기를 버텨낸 결과”라며 “대한조선 코스피 상장, 케이조선·HJ중공업 마스가 프로젝트 참여 등은 3사가 미래에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