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발굴 간절한 카드업계 “외국인 고객 잡자!”

국내 체류 외국인 수년째 증가세…지난해 말 265만명 카드업계, 체류 외국인 관련 카드·서비스 봇물

2025-10-02     남빛하늘 기자
국내 카드업계가 국내 체류 외국인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챗GPT 생성 이미지>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신용카드업계가 국내 체류 외국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올해 들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카드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지난달 25일 외국인 전용 ‘NH글로벌위드(NH GlobalWITH)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했으며 ATM 인출수수료 면제와 7개 영역 최대 10% 할인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지난 5월 해외송금 분야 1위 핀테크 기업 이나인페이(E9pay)와 손잡고 ‘이나인페이 신한카드 처음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외국인 맞춤형 혜택은 물론 카드 발급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 카드는 상품 안내 시 총 16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발급 관련 자격 기준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본인 소유 부동산 공시지가가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에만 발급 가능했지만, 현재는 본인 소유 부동산이 있는지 여부만 판단한다. 또 전국 GS25 편의점에서 24시간 언제든 카드를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가 해외송금 1위 핀테크 기업 이나인페이(E9pay)와 손잡고  출시한 ‘이나인페이 신한카드 처음 신용카드’.<신한카드>

같은 달 하나카드는 ‘하나 더 이지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F&B(식음료)·교통·생활·자동납부 영역에서 건당 1만원 이상 결제 시 1000원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유튜브 프리미엄·넷플릭스·쿠팡와우 등 구독서비스 정기 결제 시에도 1건당 1000원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는 외국어 채팅상담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한국인 상담사는 한국어로, 외국인 고객은 자국어로 대화하면 AI 기반 번역 솔루션이 실시간으로 번역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태국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 7개 언어 서비스가 제공된다. 향후 16개 언어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내수 위축에 수익 악화…외국인에 눈 돌린 카드업계

카드사들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하는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이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카드사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영역인 외국인 고객을 향해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21년 196만명에서 2022년 225만명, 2023년 251만명, 2024년 265만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자료: 법무부>

이들의 소비 여력도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의 월 평균 체크카드 이용건수는 22.8건, 금액은 5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대비 이용자 수는 46%, 이용 금액은 75% 증가한 수치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내수 시장이 정체되고 소비력 증가가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그들의 소비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들이 내수 시장의 새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카드사들이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이어 “앞으로 카드사들이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면서 업계 경쟁 또한 심화될 전망”이라며 “국내 금융권에서 외국인 고객 대상 상품과 서비스는 향후 중요한 성장 분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