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회장, 알리바바 손잡고 ‘메이드 인 코리아‘ 가속 질주
‘동남아 통‘ 제임스 장, 조인트 벤처 첫 수장으로 영입 국내 이커머스 시장 입지 회복과 글로벌 확장 과제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알리바바와 손잡고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정 회장이 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G마켓 새 수장에 동남아 대표 이커머스 라자다 출신 제임스 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6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제임스 장을 G마켓 대표로 선임했다. 제임스 장 영입은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라는 평가다. 정 회장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출범시킨 합작 법인 조인트벤처(JV)를 본격 가동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JV는 G마켓 플랫폼과 알리바바 해외 네트워크를 결합해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5개국 진출을 목표로 한다. 정 회장이 직접 주도하는 G마켓의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도전이다.
정 회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하는 국내 이커머스 판도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제임스 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임스 장은 라자다 창업 멤버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동남아 전문가‘다. 라자다는 알리바바가 지분 83%를 보유한 자회사다.
그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뒤 액센츄어 영국·캐나다 법인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경영 감각을 다졌다. 2012년에는 라자다 필리핀을 공동 창업했고 이후 그룹 총괄책임자(CCO), 싱가포르 CEO, 인도네시아 CEO 등을 거치며 동남아 주요 거점을 두루 경험했다.
G마켓 글로벌 전략은 29일 발표된 라자다와 제휴를 통해 구체화됐다. 이번 제휴를 통해 G마켓·옥션 판매자 60만명, 2000만개 상품이 별도 절차 없이 라자다 플랫폼에 노출된다. G마켓 판매 관리 시스템 ESM PLUS에서 간단히 동의만 하면 자동 번역·번호 연동·물류 대행까지 원스톱으로 처리된다.
물류 역시 단순화됐다. 판매자가 인천 라자다 물류센터에만 상품을 입고하면 이후 국제 배송과 현지 고객 대응은 G마켓과 라자다가 나눠 맡는다. 그동안 중소 셀러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번역, 배송, 고객 응대 부담을 라자다 플랫폼이 흡수하는 구조다.
동남아 성과와 국내 입지 회복, 정용진 앞에 놓인 두 과제
정 회장 앞에는 ‘G마켓 입지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JV를 통해 한국 셀러의 해외 진출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이는물류·결제·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가능한 과제다.
또 쿠팡과 네이버 중심으로 재편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 되찾기다. 이를 위해 동남아 현지화 전용 K브랜드, 국내외 공동 기획전, AI 기반 맞춤 상품 추천 등 글로벌 큐레이션 전략 구현은 필수로 평가된다.
제임스 장을 선임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이 같은 전방위 시스템 혁신 경험 때문이다. 그는 라자다에서 다국적 셀러 지원, AI 기반 마켓 운영, 동남아 시장 맞춤형 큐레이션 등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입증했다.
G마켓 관계자는 “알리바바의 동남아 지역 플랫폼인 라자다를 경영했던 제임스 장은 G마켓의 새 성장 비전인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과 AI 테크 역량 향상을 도모해 G마켓 재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내정 배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