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업계 ‘톱2’ 도약 꿈 가까워진다
별도 기준 상반기 순이익 3453억원…한화생명 제치고 3위 올라 자산 규모는 60조원으로 교보·한화 절반 그쳐…자산 확대 필요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삼성·한화·교보’로 굳혀져 있던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신한라이프가 한화생명을 제치고 당기순이익 기준 3위에 오르면서다. 이로써 이영종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톱((Top)2’ 도약의 꿈에도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지난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3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이는 삼성생명(1조2005억원)·교보생명(5853억원)에 이어 업계 3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48.3% 급감한 1797억원의 별도기준 순이익을 내며 빅3에서 밀려났다. 신한라이프는 이미 1분기에도 한화생명(1220억원)보다 많은 1652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바 있다.
신한라이프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에서 모두 한화생명을 웃돌았다.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3698억원으로 9.1% 감소했으나 금융손익은 70.5% 급증한 1281억원이었다. 한화생명의 보험·투자손익은 각각 1759억원, 148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올해 중장기 가치 중심 성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고객 편의성 제고, 영업 경쟁력 혁신, 안정적 재무관리 및 투자 전략 등을 통해 다각도로 경쟁력을 높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사장의 톱2 도약 목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사장은 2023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생보업계 톱2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목표”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생보업계는 삼성·한화·교보생명으로 이뤄진 빅3 체제가 오랜 기간 굳건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임 2년 8개월여가 지난 지금은 달라진 분위기다.
자산 규모 60조원…교보·한화 절반 수준
다만 자산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회사간 경쟁에서 순이익 지표도 중요하지만 보험업은 규모의 경제로 돌아가는 특성이 있는 만큼 자산 규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신한라이프 자산총계는 60조1939억원이다. 삼성생명(281조115억원), 교보생명(126조8598억원), 한화생명(125조7609억원)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교보생명·한화생명과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최근에는 순이익이나 자산뿐 아니라 보험계약마진(CSM)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CSM은 보험사가 판매한 상품을 통해 미래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보여주는 평가지표다. 2023년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S17) 체제에서는 CSM이 높을수록 순이익도 증가하는 구조다.
상반기 말 기준 신한라이프 CSM은 7조2646억원으로, 한화생명(8조8330억원)보다 1조5000억원가량 적다. 그러나 지난해 말 양사 격차가 2조38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사장은 올해 초 경영전략 슬로건으로 ‘톱2를 향한 질주, 밸류업(Value-Up), 투게더(Together)!’를 제시하고, “시장 판도를 바꾸는 영업경쟁력 혁신’을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가장 다르게, 가장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톱2 전략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 가치 창출 중심의 경영전략으로 고객의 신뢰를 더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