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장난’이 기업과 사회에 남긴 상처 [기자수첩]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지난 5일 서울 명동이 한순간에 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올라오면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고객과 직원 4000여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처리반, 탐지견 등 242명이 투입돼 약 1시간 30분간 건물을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은 허위 테러 협박으로 결론 났지만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 그리고 5억~6억원에 달하는 금전적 손실만 남았다.
영업이 약 2시간 동안 전면 중단되며 신세계백화점 매출이 크게 줄었고, 많은 고객이 발길을 돌렸다. 단순한 금전 피해 외에도 시민 불안감 고조, 기업 이미지 훼손, 경찰·소방 인력 투입에 따른 행정력 낭비 등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사회적 손실이 뒤따랐다.
특히 협박 글을 작성한 인물이 제주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이 커졌다. 형사처벌은 불가능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 가치 하락 우려를 표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 역시 전국적으로 잇따르는 유사 테러 예고와 허위 협박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장난처럼 보이는 허위 협박이 기업과 사회 전반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하루아침에 국가적 자원과 인력이 대거 동원됐고, 시민들은 이유 없는 공포 속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임을 강조한다. 위기 대응 체계 강화, 청소년 대상 법적·도덕적 책임 교육, 처벌 수위 상향, 피해 기업에 대한 회복 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과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이 사건은 허위 협박을 강력히 차단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남겼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건, 거짓말 하나가 국가 전체를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