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 쿠폰, 마트엔 악재”…대형마트 3사, 생존전략 찾기 분주

올 3분기 유통업황 희비 전망…대형마트만 기준치 밑돌아 롯데, 신선식품 수급 안정화…홈플러스는 퀵커머스로 편의성 확대 이마트, 가전 얼리 마케팅으로 승부수 띄워

2025-07-15     김호진 기자
롯데마트가 사진은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매장 전경.<롯데마트>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경기 회복 기대감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대형마트 업계 평가는 여전히 고전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를 제외한 게 크게 작용했다.

이런 외부 악재에 맞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생존 해법을 찾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6월 5~17일 국내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기업 500여 곳을 대상으로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값은 전 분기 대비 27포인트(p) 증가한 102로 집계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기준값인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100을 넘어선 건 2021년 3분기(106)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업종별로 편의점이 108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쇼핑(105) ▲슈퍼마켓·백화점(이상 100)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형마트는 89로 유일하게 기준값을 밑돌았다.

대형마트의 3분기 전망이 부진한 배경으로는 이달부터 지급되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됐다는 점이 지목된다. 대형마트 대부분이 연매출 30억원 이상으로 기준에 미달되고, 정책 목적이 소상공인 지원에 맞춰진 영향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여름철 무더위·장마 등 날씨 맞춤형 판매를 생존 전략으로 내세웠다.

롯데마트는 최근 폭염에 대응한 채소 수급 안정화에 나섰다. 최근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달할 정도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표되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시금치와 상추 등 잎채소 시세가 상승하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 시세에 따르면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인간 특등급 시금치(4kg)와 상등급 상추(4kg)의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약 2배 오른 각각 3만9582원, 2만4420원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롯데 신선품질혁신센터 내 CA저장고에 보관한 남해안 및 경남지방의 영해 시금치 6400단,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상추와 깻잎을 할인 판매한다.

여기에 고공행진하고 있는 사과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촌진흥원 사과연구소가 개발한 썸머킹 사과 판매를 30개 점포로 조기 확대했다. 지난해 롯데마트 5개점, 롯데슈퍼 3개점에서 조기 판매를 진행했으며 준비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롯데마트 차별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새로 문을 연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은 상품을 기존 점포보다 50% 늘렸고 1∼2인 가구가 자주 찾는 냉동 간편식 500여종을 준비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놀이 공간인 토이저러스와 문화센터, 북카페 등을 운영하고 팝업스토어를 통해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14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일렉트로마트 가전 할인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이마트>

이마트는 가전 판촉을 집중 강화했다. 올해 5월부터 상반기 최대 규모의 냉방가전을 통해 자체 브랜드(PB) 선풍기·에어컨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폭염과 가을 늦더위를 경험하며 올 여름은 미리 대비하려는 얼리버드 수요가 나타나자 통상 6월에 하는 대규모 행사를 한달 가량 앞당겼다. 

또 정부가 고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우 1인당 최대 30만원까지 별도로 환급하는 ‘으뜸효율 환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새 단장을 마치고 오픈한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특성을 반영해 북 그라운드, 스타벅스 등을 배치해 공간 전체를 안락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선호도가 높은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등을 배치해 핵심 카테고리 경쟁력도 높였다.

홈플러스는 초저가 PB 상품과 퀵커머스 확대에 주력한다. ‘심플러스‘ 브랜드로 1000원 PB스낵과 음료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퀵커머스 입점 매장을 이달 말까지 34개, 8월까지 4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점포 반경 4km 이내에선 1시간 내 배송도 가능하다.

오는 30일까지 여름휴가 및 방학 시즌을 맞아 약 2만8000여개 상품을 최대 70% 할인가에 판매한다. 특히 올해는 시즌 인기 상품과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지금 당장 홈플러스로 뛰게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소비쿠폰 제외된 대형마트…역차별 논란과 정책 보완 목소리

대형마트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소비쿠폰이 지급되는 상황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2020년 전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때 대형마트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적극적인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선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2020년 4월) 이후인 5월 대형마트 업계 매출은 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6.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2020년 2분기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별도 기준으로 매출 1조4650억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230억원 늘었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으로 2분기 매출 3조5538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9% 늘어났으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가 2배 가량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온라인 채널 및 슈퍼마켓과 가격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생존 성패는 상황 변화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소비자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달렸다“며 “업계의 자구책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