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행기로 싸게 미주·유럽 간다...LCC, 장거리 노선 경쟁 본격

M&A 통해 파이 확장...수익성 높은 장거리 눈길 대명소노에 인수된 티웨이, 유럽 이어 북미 취항 에어프레미아·제주항공도 장거리 노선 확장 움직임

2025-07-09     심민현 기자
티웨이항공 항공기(왼쪽), 에어프레미아 항공기.<각 사>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티웨이항공 주인이 대명소노그룹으로 바뀌고 내년 통합 진에어 출범이 확정되는 등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단거리·소도시에 집중하던 LCC들이 장거리 노선으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통상 운항 시간 4시간 이하는 단거리, 4~8시간 내외는 중거리, 8시간 이상은 장거리로 구분된다.

LCC들은 장거리 노선 확대에 발맞춰 기단 확대, 인력 채용 등 인프라 구축에도 한창이다. 수요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년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데다 상대적으로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은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사이에서 LCC 장거리 노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LCC 장거리 노선 가격은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와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3분의 2가량 저렴하다.

LCC 장거리 선두주자 티웨이, 유럽 이어 북미 취항

9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12일부터 국내 LCC 최초로 북미 지역인 캐나다 밴쿠버 정기편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인천~밴쿠버 노선은 주 4회(화·목·토·일요일) 일정으로 운항하며 비즈니스 좌석이 포함된 A330-300 항공기(347석)가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 인수 뜻을 접은 서준혁 대명소노 회장이 밴쿠버 취항으로 티웨이항공 자체적으로 미국 진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LCC 가운데 장거리 노선 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항공사로 꼽힌다. 2022년 12월 인천~시드니 노선으로 장거리 노선을 본격화했고 지금까지 해당 노선에서 20만명 이상을 실어 날랐다. 

지난해 5월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 일부를 이관 받아 자그레브,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순조롭게 운항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 운항에 필수적인 대형 항공기 도입도 진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A330-300와 B777-330ER을 추가로 들여왔다. 두 기재 모두 약 1만km 이상 비행 가능하며 수용 가능한 좌석 수도 300석이 넘는다.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등도 장거리 노선 확대

에어프레미아는 미국노선 특화 LCC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022년 10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시작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로 노선을 확장했고 지난 2일에는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첫해를 제외하고 2023년과 지난해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B787-9 드림라이너를 자사 8번째 항공기로 도입했다. 이 항공기는 기존 기단과 동일하게 롤스로이스 엔진이 장착된 최신 기종이다. 좌석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35석, 이코노미석 309석 등 총 344석 규모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5월 타이어뱅크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며 경영 불안도 잠재웠다. 내년부터 캐나다 등으로 노선 확장 가능성도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대한항공이 단독 운항해온 인도네시아 발리 노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제주항공 발리 노선은 평균 70% 중반대의 탑승률을 기록, 인기 노선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제주항공 B737-8 항공기.<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지난달 최신 기종인 B737-8을 도입하며 장거리 노선 전환 의지를 재확인했다. B737-8은 보잉의 최신 기종으로 기존 B737-800 대비 항속거리가 약 1000km 늘어나 장거리 노선에도 투입이 가능하다. 실제 다음달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등 중·장거리 노선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요금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때문에 통합, M&A 등을 통해 덩치가 커진 LCC들이 재무 부담 등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점차 중·장거리 노선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