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정환 미래에셋운용 상무 “시장지수에 테마ETF로 보완하세요”
“코스피 5000 시대 성큼…장기 분산투자엔 ETF가 답” ‘핵심+위성’ 전략 추천…코스피 200에 지주·화장품 ETF 추가할 만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국내 증시가 반등하며 새 국면을 맞았다. 코스피 지수는 눈 깜빡할 새 3000선을 돌파했고, 이제 ‘코스피 5000’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투자 기회를 놓칠까 불안해하는 ‘K-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증시 상승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을 위한 핵심 투자 전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ETF를 활용하면 국내 증시 상승에 올라타면서도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3일 국내 ETF 시장을 이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정환 ETF운용부문 상무를 만나 현 시장을 진단하고 ETF 활용법을 들어봤다.
새 정부 출범 후 국내 증시 흐름을 어떻게 진단하나?
“코스피 3000선 돌파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의 본격적인 순매수가 시작되며 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린 결과다. 현재의 상승 흐름은 단기적인 반등이라기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했던 제도적 요인들을 해소하려는 정책 변화와 수급 개선이 맞물린 구조적인 상승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할 때, 앞으로는 ‘코스피 5000 시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며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빠르게 높아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 자산을 분산시키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ETF를 통한 투자 방식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ETF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자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이미 시장에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고 있는 다양한 ETF들이 상장되어 있다. 개별 종목을 일일이 고르지 않아도 산업 전체 또는 특정 주제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투자 접근 방식으로는 저비용의 대표지수 ETF를 코어(Core·핵심)로 설정하고, 지주회사·고배당·방산 등 유망한 테마형 ETF를 새틀라이트(Satellite·위성)로 더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 수혜를 누리면서도, 개별 산업의 성장성에 따른 초과수익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 상무는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을 추천하며, 코어로 둘 수 있는 대표지수 ETF로 ‘TIGER 200 ETF’를 제안했다. 이 ETF는 국내 대표 기업들로 구성된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운용보수가 낮아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TIGER 200 ETF는 현재 5000억원 규모의 비슷한 코스피 200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국장 테마가 있다면?
“지주회사와 화장품이다. 상법 개정 등 정책 변화로 지주사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또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지주사들이 자회사 가치를 잘 반영하게 되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진다면 그 주가는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다. 미래에셋운용도 ‘TIGER 지주회사 ETF’를 통해 이러한 흐름에 대비 중이다. 화장품의 경우 최근 중국, 동남아, 유럽 등에서 K-드라마, 음악 등의 인기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같은 대표 종목들만 유명했지만, 이제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인디 브랜드사, 화장품 포장재·원료사 등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TIGER 화장품 ETF’를 통해 이러한 종목들을 고루 담아 K-뷰티 산업의 성장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배당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현업에서도 느끼는가?
“과거에는 배당 ETF로 얻을 수 있는 소득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자 성향이 바뀌었다. 장기 투자가 강조되며 꾸준히 나오는 배당의 중요성과 배당주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다. 특히 배당으로 파이어족을 희망하는 투자자가 늘며 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5월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를 신규 출시했다. 기존에 상장된 국내 고배당 ETF 대부분이 단순히 높은 배당 수익률을 추구하는 데 반해 이 상품은 배당 성장과 우량주 투자를 동시에 추구한다. 10년 뒤 더 높은 배당을 할 수 있는 ‘배당 성장의 끝판왕’이라고 자부한다. 과거 시뮬레이션이지만, 지난 10년간 기초지수 배당 성장률이 연 20%를 기록했다. 현재 시장 가격 기준 배당수익률은 4.6% 수준이다.”
‘포모’로 시장에 들어서려는 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가 아니라 ‘왜’다. 단기 수익을 노린 추격 매수보다는 본인의 투자 이유와 투자 기간, 감내 가능한 리스크 수준을 고려한 투자 계획을 짜야 한다. 특히 시장이 과열 국면으로 진입할수록 단기 가격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와 손실 위험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더욱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ETF를 활용한 장기 분산투자가 유효한 전략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며, 중요한 것은 좋은 곳에 오래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자는 시장의 단기 소음보다 자신의 장기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투자처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