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일반·브랜드 카드 ‘양 날개’로 1위 독주

현대카드, 지난해 신용판매 점유율 첫 1위…올 1분기도 수성 복잡했던 상품 체계, 간결하게 손질하며 고객 마음 사로잡아

2025-06-13     남빛하늘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현대카드·편집=남빛하늘>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지난해 현대카드는 범용신용카드(GPCC)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양 날개를 단 세계 최초의 카드사로서 두 시장에서 모두 성장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2025년 1월 신년사에서)

지난해 카드업계 신용판매 점유율 순위가 뒤바뀌었다. 현대카드가 신한카드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정 부회장의 ‘상품 경쟁력 강화’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다. 현대카드는 올해도 GPCC와 PLCC라는 ‘양 날개’를 달고 1위 수성에 나섰다.

1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신용판매액은 166조2688억원으로, 신한카드(166조340억원)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현대카드 17.21%, 신한카드 17.19%로 불과 0.02%포인트(p) 차이다.

신용판매액은 국내·외에서 신용카드로 승인된 모든 금액을 합산한 수치다. 카드사 본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핵심 지표로 꼽힌다. 다만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처럼 현대카드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상품’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카드는 GPCC(General Purpose Credit Card)와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를 양 축으로 한 균형 잡힌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GPCC는 프리미엄과 매스(대중)로 세분화된다. 통상 연회비가 15만원 이상이면 프리미엄, 1만~3만원 수준은 매스로 여긴다. PLCC는 특정 기업 브랜드에 집중된 서비스·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코스트코 카드’ ‘이마트 카드’ ‘스타벅스 카드’가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4월 ‘변화의 설계자’라는 뜻의 새로운 슬로건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Architect of Change)’를 공개했다.<현대카드>

‘변화의 설계자’ 새 슬로건…상품 체계 전면 손질

지난해 4월 현대카드는 ‘변화의 설계자’라는 뜻의 새로운 슬로건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Architect of Change)’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변화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손질에 나선 것이 상품 체계였다.

당시 현대카드는 카드 시장의 문제점을 복잡한 혜택 구조, 까다로운 이용 요건, 유명무실한 서비스로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드 서비스·혜택을 보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방향으로 정비하고, 통일된 체계를 도입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만들어진 연도가 다 달라서 중구난방이었던 현대카드들의 혜택을 다섯 영역으로 구분하고 가맹점마다 달랐던 적립률도 되도록 단일화하고 그 외 여러 가지를 논리적으로 체계화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카드는 모든 상품의 혜택 구조를 ▲기본 혜택 ▲추가 혜택 ▲연간 보너스 ▲고실적 보너스 ▲우대 서비스 등 5단계로 표준화했다. 또한 대표 상품인 ‘현대카드M’은 3종에서 2종으로, ‘현대카드X’는 3종에서 1종으로 단순화시켰다.

복잡했던 적립 체계도 손봤다. 예컨대 현대카드M은 업종·이용금액과 상관 없이 기본 1.5% M포인트, 자주 쓰는 영역에선 5% 적립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포인트나 캐시백을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상환하는 ‘M·X 긴급적립 서비스’를 새 부가서비스로 탑재했다.

프리미엄·매스 중간 지점 새로운 장르 제시

그 결과 현대카드는 회원 수가 증가하고 신용판매액도 함께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여신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전체 회원 수는 지난해 1월 1210만명에서 12월 1256만1000명으로 46만1000명 많아졌다. 이는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신용판매 1위 자리도 여전히 지키고 있다. 현대카드의 지난 1분기 기준 신용판매액 점유율은 19.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위 신한카드의 점유율은 19.6%로, 두 회사의 격차는 0.2%p 수준이다.

한편 정 부회장의 ‘변화의 설계자’ 전략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카드는 프리미엄과 매스 중간 지점에 있는 새로운 신용카드 장르를 제시했다. ‘현대카드 부티크(Boutique)’ 3종이 이에 해당한다. 부티크는 연회비 8만원으로 프리미엄과 매스 사이에 위치한다.

이달에는 할인 혜택에 집중한 ‘현대카드 X Cut’ ‘현대카드 X Save’ ‘현대카드 ZERO Up’ 3종을 선보이며 스탠다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기본 할인율은 물론,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사용처에서 폭넓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GPCC와 PLCC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했다”며 “GPCC는 현대카드의 비즈니스를 떠받치는 근간이고, PLCC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점차 진화해 나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