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역발상 경영’, 강동대전 맞수 이마트 찾은 까닭은?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참치정육점·위스키 코너 방문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쟁사를 찾는 파격 행보를 보이며 ‘역발상 경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 회장이 방문한 곳은 서울시 강동상권을 놓고 경쟁을 하고 있는 ‘이마트 고덕점’이다. 지난 4월 오픈한 이마트 고덕점은 미래형 매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방문해 수산코너인 ‘참치정육점‘과 주류 매장의 ‘위스키 코너‘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별도의 수행원은 없었으며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유일하게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이마트를 방문한 배경은 롯데마트 천호점 경쟁사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동구에는 현재 대형마트 3사가 모두 경쟁하고 있다. 천호동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고덕동에는 이마트가 있다.
대형마트 3사 가운데 강동점 경쟁에 불을 지핀 업체는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식품 특화매장으로 전환하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식품 중심의 체험과 동선 설계 등으로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 또한 식품테마 매장을 들고 강호상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마트 푸드마켓은 1~2인 가구를 겨냥한 식품 구색 다양화, 테마존 중심의 콘텐츠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너의 경쟁사 방문은 흔하다’고 하지만 이번 신 회장의 방문은 다소 이례적이다. 서울 강동구에서는 롯데마트와 이마트 푸드마켓간 경쟁이 한창인 데다 식품특화 차별화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1분기 백화점을 중심으로 호성적을 거뒀지만, 롯데마트만 떼놓고 보면 부진했다. 롯데쇼핑의 마트 부분 올 1분기(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34.8% 감소했다. 반면 이마트 영업이익은 238.2% 증가한 159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 회장은 왜 이마트로 향했나
신 회장의 이번 이마트 고덕점 방문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롯데마트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경영 철학의 실천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가 찾은 참치정육점과 위스키 코너는 이마트 푸드마켓 내에서도 인기가 있는 점포다. 특히 위스키 코너는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희귀 위스키를 최대 20%까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것이 효과를 보였다.
강동지역 시장의 중요성도 이번 행보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도시·오피스 복합 상권이 형성된 강동지역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포괄하지만, 특히 밀레니얼·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신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혁신의 기회가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강력히 실행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도전적 목표 수립‘ ‘사업구조 혁신‘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그룹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했던 신 회장 스스로 가장 먼저 앞장서 혁신을 모색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 회장의 회동을 두고 “실적 반전에 사활을 건 것 같다“며 상징적 행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