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지각변동 임박?…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1분기 순익 호조
신한라이프,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 한화생명 제쳐 우리금융에 인수된 동양·ABL생명, 합산 시 업계 5위권 생보업계 중위권 경쟁 치열할 전망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에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업계 4위였던 신한라이프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별도기준으로 한화생명을 앞질렀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면서 자산 53조원 규모의 보험사 탄생도 예고돼 있다. 시장 순위 재편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2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1조3104억원) 대비 약 7.2% 감소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만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연결기준 1분기 순익은 6353억원으로, 전년(6221억원) 대비 2.1% 늘었다. 반면 2·3위인 한화생명(2957억원)과 교보생명(2854억원)은 각각 19.7%, 10.8% 감소했다.
‘빅3’ 주춤하는 사이 신한라이프 ‘두각’
이런 가운데 업계 4위였던 신한라이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신한라이프는 전년(1542억원) 대비 7.1% 증가한 165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별도기준으로 한화생명(1220억원)을 제쳤다.
특히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한화생명을 웃돌았다. 통상 보험사의 수익은 보험과 투자로 나뉜다. 보험 수익은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업에서 발생하고, 투자 수익은 자산운용을 통해 창출한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보험손익은 185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6% 감소했으나, 금융손익은 50.0% 급증한 59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한화생명의 보험·투자손익은 각각 1042억원, 208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이 내건 ‘톱(Top)2 도약’ 목표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사장은 2023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생보업계 톱2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회사를 이끌어 왔다.
다만 자산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라이프의 자산총계는 59조6178억원이다. 삼성(275조3211억원)·교보(122조4090억원)·한화생명(122조1305억원)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지난 3년 간 이어온 톱2 전략을 중심으로 전사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과 회사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A ‘훈풍’ 부는 생보업계…시장 재편 ‘주목’
순이익 변동 외에 생보업계 재편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인수·합병(M&A)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으면서, 중위권 생명보험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직 합병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라이프’ ‘우리금융라이프’ 등 우리금융이 출원한 브랜드명 아래 통합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자산 규모 5위 생명보험사가 탄생하게 돼 업계 판도에 변화도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ABL생명의 자산총계는 각각 34조5776억원, 18조6651억원으로 단순 합산 시 53조2327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4·5위인 신한라이프(59조5178억원),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 밖에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생명보험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를 편입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거나 규모가 미미한 금융지주가 사업 다각화와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한 사업 기회 발굴 등을 위해 생보사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생명보험시장의 구조와 경쟁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