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현대엘리베이터 손잡고 세계 초고층 시장 석권 나선다

건설·엘리베이터 양강, 초고층 모듈러 승강기 공동 개발 건축·승강기 기술 융합으로 시공 효율 및 안전성 강화

2025-05-20     박현주 기자
지난 16일 천안 삼성물산 모듈러 승강기 R&D Lab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엘리베이터가 모듈러 승강기 기술 고도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인수 삼성물산 M&E본부장(왼쪽)과 이태원 현대엘리베이터 CTO가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삼성물산>

[인사이트코리아 = 박현주 기자] 국내 초고층 빌딩 건설 대표 주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현대엘리베이터와 손잡고 최대 500m 높이 초고층 건물용 모듈러 승강기 기술 개발에 나선다. 업계에선 이번 협력에 대해 건축과 승강기 기술의 전략적 융합을 통해 시공 효율성은 물론, 사용 편의성과 안전성을 모두 강화하는 협업 모델로 평가한다. 

삼성물산과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6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삼성물산 모듈러 승강기 연구개발 R&D 랩(Lab)에서 ‘모듈러 승강기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공동 개발한 2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최대 500m 높이의 초고층 건물에 적용 가능한 3세대 모듈러 승강기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모듈러 승강기는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하고 내외장 마감만 방식이다. 효율적인 설치가 가능해 시공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안전성과 품질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 13m 이하 건물에 적용 가능한 1세대 기술을 자체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40m 이하를 적용 대상으로 하는 2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양사 관계자는 “이번 3세대 모듈러 승강기는 기존 모델에 비해 초고층에 최적화된 구조 안정성 확보와 승차감을 고려한 적층 모듈 구조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를 통해 시공 기간 단축, 설치 안정성 확보, 유지관리 효율화 등 다양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세계 최고층 건물인 아랍에미리트 부르즈 할리파 등 초고층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협업이 시공 단계에서의 공정 연계 최적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건축 시공 노하우와 엘리베이터 기술이 결합되면 시공 단계부터 최적화된 솔루션이 가능해져 공정 효율성과 안전성, 품질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초고층 프로젝트에 특화된 공동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협업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기술 고도화를 통해 단순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건축기술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를 도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승강기 산업은 기계 중심 제조업으로 인식돼 왔다”며 “모듈러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사와 건축 구조·시공을 협력하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사는 향후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3세대 기술을 구체화하고, 상용화 시점과 적용 대상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