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K방산 집중 육성”...빅4 방산 수주 100조 가시권

방산 4사 지난해 수주잔고 80조원 돌파 유력 대선후보 ‘집중 육성’ 약속 등 100조원 기대 커져

2025-05-20     심민현 기자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현대로템>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K-방산이 한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KAI) 등 방산 4사로 대표되는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수주잔고 8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방산산업 집중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업계 일각에선 수주잔고 100조원 돌파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방산 4사 지난해 수주잔고 80조원 돌파

20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 4사의 수주잔고는 80조원을 상회하며 불과 2~3년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가 32조4000억원(이하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KAI 24조7000억원, LIG넥스원 20조531억원,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 3조872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방산 4사 수주잔고 총합은 2022년 말 58조1400억원, 2023년 말 74조7200억원, 지난해 80조원까지 돌파했다. 지금 기조라면 100조 돌파도 무리는 아니다.

올해 분위기도 좋다. 당장 1분기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KAI의 1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합산 매출 8조2672억원, 영업이익 8933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3.2% 늘었으며 매출의 경우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직전 분기보다 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업이익 5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60% 급증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주잔고 100조원 돌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는 “방산 업종은 연간으로 여전히 편안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유럽 발 무기 수요 증가에 따른 낙수 효과가 여전하다“며 “중동·아태 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도래 중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뉴시스>

유력 대선후보 K-방산 ‘집중 육성’ 약속에 커지는 기대

조기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K-방산 ‘집중 육성’ 약속도 수주잔고 100조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방산을 단순 수출산업이 아닌 국가전략산업으로 격상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K-방산은 기술력, 수출 경쟁력, 고용효과를 두루 갖춘 산업으로 전략적으로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도 “방산을 중심으로 한 첨단 제조업 르네상스를 추진하겠다”며 산업안보 중심의 국가 전략을 천명했다. 정치권의 이 같은 초당적 지원은 국내 방산기업의 해외 마케팅, 기술개발, 핵심부품 국산화 등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치권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고 해외 수출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수주잔고 100조원 돌파가 ‘머지않은 현실‘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K-방산은 글로벌 무기시장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통적인 내수 중심 산업에서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체질을 전환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폴란드로의 대규모 수출이다. 폴란드는 2022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를 대거 도입하면서 한국과 방산분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 역시 이라크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핵심 자산 천궁-II를 비롯해 무인기, 유도무기 등의 수출 계약을 지속적으로 성사시키고 있다.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수입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협상 중인 우크라이나 종전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유럽 최전선은 사실상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나 다름없어진다. 폴란드가 군 현대화를 통해 국방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폴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나토 회원국 중 최대 수준이다. 올해 국방비는 GDP의 약 4.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로템은 올해 폴란드 수주 잭팟을 앞두고 있다. 당초 계엄 사태 등으로 계약 불발설까지 나왔지만 올해 초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폴란드 현지를 방문해 국방부 차관과 만남을 갖는 등 K2 전차 수출 2차 이행계약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수주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현재 계약이 추진 중인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면 곧 1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