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1위…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ESG채권’ 시장 선도한다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도 ‘진심’…국내 최초 공공기관 SLB 발행 주관 SLB·이행채권 주관역량 확대, 상품 다각화로 ESG 채권 선두 지위 지속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시대다. 증권사들은 ESG 채권 상품을 통해 ESG 시대에 어울리는 상생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중에서 KB증권은 국내 ESG 채권 대표주관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국내 ESG 채권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ESG 채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환경보호·사회적 책임·지속가능성 관련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한다. 종류에 따라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으로 분류된다.
국내에 ESG 채권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부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한국산업은행이 국내 최초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을 발행했고, 같은 해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최초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이후 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ESG 중요성이 확대되며 ESG 채권 발행도 늘어났다. 국내 원화 ESG 채권 신규 발행액(상장액 기준)은 지난 2018년 1조2500억원에서 2019년 28조3304억원, 2020년 42조2283억원으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른 현재 ESG 채권 상장잔액은 253조2027억원으로, 총209개 기관에서 2255개 ESG 채권 상품을 발행했다. ESG 채권 종목 수는 사회적채권이 1714개로 가장 많고, 녹색채권 296개, 지속가능채권 240개, 지속가능연계채권(이하 SLB) 5개 순이다.
ESG 채권 시장 선점…SLB 관련 최초 타이틀 획득
KB증권은 국내 ESG 채권 시장 형성 초기부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KB증권 관계자는 ”초기 시장 형성 단계부터 녹색·사회적·지속가능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주관하며 시장 표준을 선도해왔다“며 “현재 국내 ESG 채권 대표주관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의 ESG 채권 대표주관 규모는 2020년 6510억원에서 2021년 7조3039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2022년부터 채권발행시장이 위축되면서 그 해 3조2001억원, 2023년 2조4854억원으로 규모가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계 1위다.
KB증권 ESG 채권에서 특히 눈여겨 볼 상품은 SLB다. SLB는 ESG 채권의 한 종류로, 지난 2022년 9월 도입됐다. 발행사가 사전에 지속가능성과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상품이다.
SLB는 다른 ESG 채권보다 국내 도입이 늦어 시장에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에 KB증권은 SLB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대캐피탈에 SLB 발행을 제안했고, 2023년 7월 국내 최초 SLB 발행을 공동주관하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인 지난해 7월에는 공공기관인 한국남동발전의 SLB 단독 주관 성과를 냈다. 이는 국내 공공기관 최초 SLB 발행 사례다. KB증권은 이전 SLB 발행 사례와 구조화 상품 설계 역량 등을 중심으로 발행 주관을 주도했다.
“ESG 채권 대표주관 1위 지위 지속할 것”
이 같은 KB증권의 ESG 활동을 이끄는 리더는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다. 특히 지난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김 대표는 최근 6년여간 KB증권의 다양한 ESG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24년 취임한 이 대표도 ESG 활동에 자주 나서고 있다.
두 대표는 ESG 채권 시장 1위를 지키려는 의지가 크다. 지난해 6월 발간된 KB증권 ESG 보고서의 CEO 인사말을 통해 두 대표는 “ESG 생태계가 더욱 빠르게 확장될 수 있도록 ESG 투자 및 금융의 확대, ESG채권 대표주관 1위 지속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ESG 채권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ESG채권 시장은 연평균 10~1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에너지·운송·중공업 등 탄소 집약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ESG 채권은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라며 “상품 구조도 기존 녹색·사회적채권을 넘어 성과 연계형 SLB와 탈탄소화 산업 전환 특화 이행채권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SLB·이행채권 분야에서 주관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또한 ESG 경영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내부 심사 프로세스를 강화해 ESG 채권 발행사의 ESG 경영 실효성 검증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ESG 성과 달성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ESG 채권 상품의 다각화와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금융 전략 연계를 통해 ESG 채권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