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은 우리 것"...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텃밭 사수 올인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 위해 대형 로펌 계약...“정통성 잇겠다” TF팀을 정규조직으로...디에이치 갤러리 통해 조합원 소통 강화
[인사이트코리아 = 노철중 기자]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 수주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이를 위해 ‘압구정 현대'를 상표권으로 등록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는 단지 상당수를 현대건설이 지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975년부터 이곳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해 총 14개 단지를 시공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국내 아파트 시대의 포문을 연 기념비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 입장에서 이번 재건축사업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사업 수주를 통해 현대아파트의 전통을 잇겠다는 각오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이번 수주전을 진두지휘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현재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이라는 전략으로 수주전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만의 대체 불가능한 역사와 자산을 계승하고자 지난 2월부터 ‘압구정 현대(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고 우선심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특허청으로부터 기등록 상표와 유사성에 대한 보정을 요구하는 의견제출통지서를 받았다. 이에 현대건설은 해당 절차에 진행하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상표권 출원을 위해 대형 법무법인까지 선임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수주전에 진심이라는 뜻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라는 불변의 정체성을 계승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서 반세기 연혁의 정통성을 철저히 지켜낼 것이며 그 위에 압구정 현대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택본부장이었던 지난 2023년 12월 압구정 재건축 관련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TF를 정규조직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격상했다. 해당 팀에는 도시정비사업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이 외에도 최근 브랜드 홍보관 “디에이치 라운지‘와 조합원 전용 주택전시관 ’디에이치 갤러리‘를 압구정동과 가까운 신사동에 지었다. 디에이치 갤러리는 본래 양재동에 있었는데 본격적인 수주전을 대비해 신사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를 통해 압구정 재건축 조합원들과 교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남4구역 맞붙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의 리턴매치도 관심
이번 압구정2구역 수주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의 재대결이다. 지난 1월 치러진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은 삼성건설에 패했다. 업계 1·2위와의 경쟁에서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압구정2구역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도 참여를 예고했다. 삼성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S.라운지)'를 개관하고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압구정 조합원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라운지는 향후 그릴 주택 단지 모형도와 설계개요 등 정보를 제공하고 조합원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해 만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 재건축 지역이 50년 현대 브랜드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지만 시공사가 시공사 어떤 제안을 하느냐에 따라 조원들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압구정2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서 전통성을 상징하는 ’압구정 현대‘라는 기존 단지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