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수익처 법인카드 시장 잡아라!”…카드사 ‘법카 전쟁’ 돌입

시장 줄어드는 가운데 은행계 카드사 법카 영업 강화 개인 카드 수익성 한계 돌파구로 법카 시장 공략 나서

2025-04-23     남빛하늘 기자
최근 법인카드 시장이 카드업계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다만 기업들의 법인카드 발급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챗GPT>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최근 법인카드 시장이 카드업계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업황 악화로 개인 신용카드 부문 수익성이 한계에 이르자, 건당 이용금액이 비교적 큰 법인카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기업들의 법인카드 발급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 작아지는 시장에서 상위권 카드사 간 점유율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법인 신용카드 발급은 1162만7000장으로, 전월(1164만9000장) 대비 2만2000장 감소했다. 월간 기준 법인카드 발급이 줄어든 건 지난 2018년 5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선 법인카드 발급 감소를 두고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감소 폭 자체가 큰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금융위기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법인 신용카드 발급이 매달 꾸준히 늘어왔다는 이유에서다.

법인카드 시장 놓고 치열한 다툼

이런 가운데 카드업계는 오히려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법인카드 시장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통상 법인카드는 은행의 기업 계좌와 연동되는 특성상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가 시장을 선도해 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BC)의 법인 신용카드 이용금액(구매 전용 제외)은 총 26조8768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카드 이용금액 기준 1위는 KB국민카드다. 이용금액 4조3999억원(점유율 16.37%)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법인카드 실적 1위를 유지하며 ‘법카 명가(名家)’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다.

그 뒤를 하나·신한카드가 바짝 쫓고 있다. 하나·신한카드의 법인카드 이용금액은 4조3545억원, 4조3044억원으로 각각 점유율 16.20%, 16.01%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 우리카드는 3조8248억원으로, 전체의 14.23%를 점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인카드 시장은 이미 은행계 카드사가 독점하고 있는 구조”라며 “최근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발급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남은 파이를 놓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사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법인카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1위 타이틀을 사수해야 하는 KB국민카드는 단순 몸집 불리기가 아닌 내실을 챙기면서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 단순 기업카드의 외형 확장이 아닌 수익과 비용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기업고객 제휴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며 “기업 대상 복합 솔루션 제공을 통해 법인카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하나카드도 올 초 새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법인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진성원 우리카드 사장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압축성장을 통해 전사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내세우며 법인카드 시장을 점찍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기업 고객 대상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우량 법인을 묶어두고(Lock-in), 모집 채널 관리 고도화로 이용액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며 “법인카드 신규 결제 영역을 발굴하고 확대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도 ‘기업금융 전문가’인 성영수 사장의 전문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회사 관계자는 “본업 기반을 착실히 강화해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모든 거래처를 하나카드의 손님으로 모시는 영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시장 발굴을 통한 법인 영업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