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百, 본점 새단장…‘명동 타운화‘ 전략 승자는?
롯데백화점 본점, 하이 주얼리·먹거리의 프리머엄화 전략 승부 신세계백화점, 12년 만에 본점 리뉴얼…초대형 명품 매장 자랑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유통업계 영원한 라이벌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명동에서 다시 한번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양사 모두 유통 역량을 한데 모은 ‘타운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 명동 영플라자 운영을 중단하고 이달부터 전면 개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영플라자가 전면 개보수에 들어가는 것은 2002년 오픈 이후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영플라자의 위치적 장점을 살리면서 본점 본관과 에비뉴엘관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이미 잠실점에서 타운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롯데타운 잠실(잠실 본관과 에비뉴엘(면세), 롯데월드몰 일대) 타운화 덕분에 지난해 연매출 3조원 달성 성과를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에도 타운화 전략을 도입해 명동 일대 쇼핑 타운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방침이다. 잠실과 비슷하게 패션·먹거리·쇼핑이 결합된 ‘롯데타운 명동’ 만들기다.
눈에 띄는 대목은 명품의 고급화 전략이다. 또 먹거리의 프리미엄화도 추구한다.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 등 기존 1층에 운영하고 있던 매장에 더해 ‘반클리프 아펠’ ‘그라프’ 등 명품 주얼리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했다. 그라프 매장은 하이 주얼리 제품을 볼 수 있는 별도의 방을 구성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미쉐린 식당과 협업을 확대해 식음료점 고급화에도 나섰다. 모로코 헤리티지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 국내 2호점을 열었고 이달 중순에는 본점에 미쉐린 빕 구르망 선정 일식우동점 현우동도 단독 입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동 상권 장점을 살려 글로벌 젠지 고객을 이끌 패션, F&B, 아트 등을 총망라할 계획이다”며 “K콘텐츠 전문관 조성을 비롯해 ‘롯데타운 명동’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격 나서는 신세계백화점 무기는
신세계백화점도 맞불을 놨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타운화 전략을 앞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대대적인 백화점 리뉴얼·리브랜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 더 헤리티지 개점을 시작으로 본점 타운화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단 신세계백화점 최대 강점인 명품 매장을 대규모로 꾸민다. 먼서 이달 9일 옛 SC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인수한 뒤 10년간의 준비 끝에 ‘더 헤리티지‘를 열었다. 1~2층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 매장이 들어섰고 매장 내부에 70여점 이상의 예술 작품, 오브제, 가구 등이 함께 전시됐다. 올해 하반기엔 국내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매장이 입점할 예정이다.
본점 본관은 명품·잡화 중심의 ‘더 리저브’로 개편하고 신관 이름도 ‘디 에스테이트’로 바꾸기로 했다. 리뉴얼에 포함되는 영업면적은 총 2500평에 달한다. 디 에스테이트에는 김수사·광화문국밥 등을 입점시키는 등 식음료 매장을 대폭 강화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명품과 럭셔리 주얼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맛집을 대거 유치하는 등 새롭게 변신했다”며 “향후에도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타운화에 공을 들이는 건 쇼핑 편의성을 앞세운 이커머스에 대항하기 위함이다. 오프라인 업체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여기에 백화점 하나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도 타운화 전략으로 이어졌다.
업계 전문가 또한 각사 승부처는 고객이 백화점이라는 장소를 찾게 만드는데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백화점이 한 차원 높은 프리미엄을 강조하되, 일반 소비자들이 구경이나 활동을 하러 가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쾌적한 환경이나 볼거리 등 적절한 요소들이 있어야 사람들이 찾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