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막내아들’ 김동선 부사장, 식음료·외식 사업 왕좌 노린다
오는 5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선봬 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영업익↓...푸드테크 적자
[인사이트코리아 = 김재훈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신사업과 인수합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한다. 다만 최근 주력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가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배러스쿱크리머리는 오는 5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을 시장에 선보인다. 벤슨은 미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이름으로 ‘정직’과 ‘신뢰’의 의미라는 게 한화갤러리아 측 설명이다. 1호점 입점 장소는 한화갤러리아가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다.
김 부사장은 최근 식음료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열었다.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7호점까지 확대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일본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7년 간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김 부사장의 식음료 확대 의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9월 음료 제조 업체 ‘퓨어플러스’ 지분 100%를 사들였고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직계 비속 2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9일 최종 인수를 앞두고 있다.
암초 부딪힌 아워홈 인수
다만 한화측은 지분 100% 인수를 원하고 있지만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 매각 반대 의사가 강해 빠른 시일 내 합의를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인수 소식을 다룬 기사를 인용하며 “또 다른 소설이 나왔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구 전 부회장이 경영 참여를 전제로 한화 측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클로징 날짜가 임박해 오는데 돈도 없고 되는 게 없으니 애쓴다”며 “매각하라고 협박하더니 이제는 허위 기사도 조급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화측이 지분 100%를 원하는 건 안정적인 경영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통상 지분 60% 이상을 들고 있어야 경영권 문제 발생 여지가 적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구 전 부회장은 지분 20.67%, 구명진씨는 19.6% 지분을 갖고 있다.
막대한 인수 자금이라는 문제가 또 있다. 한화가 아워홈 지분 100%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출자금은 2500억원 정도다. 나머지 금액은 외부 조달로 해결해야 한다. 사모펀드 IMM크레딧솔루션과 함께 3000억원은 끌어올 수 있지만 나머지 1조원이 과제로 남아있다.
경영 능력 입증 과제 남은 김 부사장
김 부사장 확장 경영을 놓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화 그룹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함으로 본다. 큰 형 김동관 부회장과 작은 형 김동원 사장은 그룹 내 굵직한 사업을 맡으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가고 있다. 김 부사장에게 주어진 과제 또한 경영 능력 입증이다.
다만 김 부사장이 외형 확장에만 매진하는 동안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인 2023년 대비 68.4% 감소한 수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코로나19 시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가 2022년 2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237억원으로 반등했지만 1년만에 138억원으로 떨어졌다.
한화푸드테크는 2023년 19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회사가 적자를 기록한 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물적분할된 시기인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한화 그룹 내 김동선 부사장 입지는 높지 않은 상태”라며 “김 부사장이 여러 신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능력을 입증 받지 못하면 승계 구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