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임박한 우리금융, 밸류업 점프도 ‘눈앞’
금융위, 30일 동양·ABL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 처리 예정 편입 시 비은행 실적 개선, 은행과 시너지 확대 기대
[인사이트코리아 = 박지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두 생명보험사를 자회사로 두면 은행계 금융그룹 내 지위 상승, 비은행 실적 비중 제고,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머니투데이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15일 동양·ABL생명에 대한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금융위는 정례회의에 앞서 안건심사 소위원회를 두 차례 열었다. 두 차례 회의에서 위원들 사이에 특별한 쟁점이 없던 것으로 알려지며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가능성은 더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등급 3등급을 받았다. 원칙적으로 자회사 편입 승인이 어렵지만 금융위가 ‘경영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예외적으로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
‘진짜 금융그룹’ 도약 기대
업계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이룰 외형 성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각각 3102억원, 10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22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각각 6위, 14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에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은 각각 75.34%, 100%다. 자회사 편입이 완료됐다는 가정 아래 지분법 이익에 따르면 3384억원이 그룹 순이익으로 인식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8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3조7388억원)과의 격차는 약 6500억원 수준으로 은행계 금융그룹 4위다. 두 생보사의 자회사 편입 시에는 이 격차를 줄여 3위 자리를 넘볼 수도 있게 된다.
비은행 실적 비중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393억원으로 그룹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두 생보사 실적을 그룹 실적에 보탤 경우, 은행 실적 비중은 그룹 전체 순이익의 98%에서 89%로 낮아진다.
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경쟁사들은 비은행 실적 비중이 높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을 보유한 KB금융그룹의 은행 실적 비중은 60%, 업계 4위 신한라이프생명을 둔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75%로 우리금융 수준을 크게 웃돈다.
비은행 비중이 높아지면 밸류업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우리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배로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다(4월14일 종가 기준). KB금융의 PBR은 0.51배로 신한금융(0.44배), 하나금융(0.41배)다. 52주 신고가인 주당 10만1200원 기준으로는 0.68배에 이른 바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인 KB금융의 PBR은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덕분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평가한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2곳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은행 살림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폭넓은 영업망이 동양·ABL생명 상품의 방카슈랑스 채널로 기능하면서 비이자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은 그룹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 상품을 판매하면서 지난해 각각 227억원, 286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명보험 자회사는 은행의 자산가 고객을 위한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퍼즐”이라며 “우리금융의 생보 자회사 편입이 현실화되면 비은행 실적 확대뿐만 아니라 은행과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