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서 현대免 대표, 경영효율화 첫 단추는 ‘K뷰티 확장’

전체 매출의 23%동대문점 임시 폐점 초강수 박 대표, 확장 기조 버리고 ‘MD 경쟁력‘ 내세워

2025-04-14     김호진 기자
박장서 현대디에프 대표이사 전무. <현대디에프>

[인사이트코리아 = 김호진 기자] 박장서 현대디에프(현대면세점 운영사) 대표이사가 적자고리를 끊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23%를 차지하고 있는 동대문점 폐점까지 결정하는 등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2023년 보다 2.6% 감소한 97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88억원의 손실을 내며 영업이익 적자도 계속됐다. 

현대면세점 측은 지난해 실적 관련  “중국 시장 및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대내외 경영 환경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다“며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 효율화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업계 전반이 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지난해 10월 취임한 박 대표 걸음도 바빠졌다. 박 대표는 현대면세점 첫 외부 출신 수장으로, 빠른 시일 내 영업이익 흑자전환과 같은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대표직을 맡았던 황해연 전 대표, 이재실 전 대표 등은 모두 현대백화점그룹 내부 인사였는데, 박 대표이사는 신라면세점과 두타면세점 등 주요 경쟁사를 거친 ‘면세 전문 경영인’으로 통한다.

특히 롯데와 신라면세점에서 오랜 기간 MD(상품 기획) 분야를 맡으며 패션·화장품 등 브랜드 유치에 힘을 써왔다.

취임 6개월 차를 맞은 박 대표이사는 일단 경영 효율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우선 시내면세점이 수술대에 올랐다. 동대문점은 7월31일 폐점한다. 무역센터점은 기존 8~10층의 3개층에서 8~9층의 2개층으로 축소 운영키로 했다. 동시에 희망퇴직도 추진 중에 있다.

’이례적‘ 동대문점 철수 단행하는 박 대표이사

이번 동대문점 철수는 박 대표 체제에서 단행된 첫 구조조정이다. 기존의 적자 구조를 털어내고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꾀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동대문점이 현대면세점 전체 매출의 23%(2238억원)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해당 점포는 유리한 입지 조건과 K뷰티,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외국인 방문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현대면세점 외부 전경.<현대면세점>

현대면세점이 지난해 11월 동대문점 면세 특허권을 5년 연장하게 된 배경도 이 같은 이유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특허 연장 후 불과 5개월 만에 폐점 결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경영 환경이 악화됐음을 시사한다.

박 대표가 내세우는 경영효율화에는 ‘MD 경쟁력‘ 강화도 포함됐다. ‘MD 전문가‘ 답게 MD를 중심으로 체질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기존 수입화장품과 럭셔리패션, 라이프스타일, 시계·주얼리로 구성된 MD에 K뷰티 디바이스와 국산 화장품, 액세서리·패션 등을 추가해 고효율 MD를 갖춘 시내면세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경영 효율화 추진은 면세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 상황 속에서 사업을 정상화하고, 나아가 미래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며 “투명하고 안정적인 사업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