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엽의 경영인사이트] 리더십은 지위·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리더십은 결정과 행위를 통해 발휘

2025-04-01     인사이트코리아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글로벌 경쟁, 산업경계 붕괴, 개방속의 보호주의…. 기업이 활동하는 무대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거세다. 이 속에서 경영은 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시대와 상황은 달라지지만, 경영이 수행하는 과업은 동일하다. 그것은 기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 과업을 수행하는 최고 책임자는 CEO다. CEO는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어떻게 더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일, 곧 RIGHT THING을 찾는 것이 출발점이다. 올바른 과업을 찾고, 그 과업을 수행하는 항로를 찾는 것이다. 이번에 연재를 시작하는 ‘경영인사이트:CEO의 관점’은 CEO에게 올바른 관점을 제시한다.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배우의 성공방정식을 아는가. 무대와 시나리오를 이해하고 올바른 연기(행동)를 하는 것이다. 무대는 세계이고 연기는 CEO가 수행하는 과업이다. 언제나 CEO로 연기하라.

효과적인 리더십은 연설을 하거나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을 정의하는 것은 자질이 아니라 결과다.

내가 만나왔던 모든 효과적인 리더(effective leader)들은-내가 함께 일해봤거나 단지 지켜봤던 사람들 모두가- 4가지의 단순한 진리를 알고 있었다. 리더는 추종자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 인기(대중성)는 리더십이 아니며 결과가 리더십이라는 것; 리더는 아주 잘 보이는 존재로서 리더는 본보기를 만든다는 것; 리더십이란 지위, 특권, 타이틀, 또는 금전이 아니며, (바로) 책임이라는 것을. 리더십은 리더십 자질들과는 거의 관계가 없으며 카리스마와는 더더욱 관계가 없다. 리더십은 평범한 것이다.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매우 지루한 것일 수도 있다. 리더십의 본질은 오직 그것이 달성한 성과에 있다. 경영은 올바르게 일을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피터 드러커>

리더와 리더십

당신이 일하는 조직에 리더가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은 있지만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리더는 인간이 만든 조직이 위대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요소다. 조직에 경영자가 필요한 이유와 같다. 조직은 리더를 필요로 한다. 리더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리더십이다. 이 영향력은 리더가 사람과 조직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특별히 기여하는 공헌이다.

탁월한 성취를 실현하는 조직에는 뛰어난 리더가 반드시 있다. 그 반대의 말도 진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리더, 리더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리더십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다.

● 리더에게는 특별한 매력(혹은 카리스마)이 있다(있어야 한다).

● 리더십은 특별한 능력과 자질을 필요로 한다

● 리더에게는 무엇인가 천부적이고 특별한 요소가 있다.

● 리더에게는 탁월한 스킬과 지식이 있다.

● 리더에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

이 견해들은 어느 정도는 맞지만 충분하게 올바른 견해는 아니다. 일정 부분은 리더에 대한 경험 지식을 반영하고 있지만 리더나 리더십의 본질을 말해주고 있지는 않다. 이 견해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면 본질이 아닌 그림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요소를 생각해 보자. 리더는 일정한 한계를 가진 인간이고 리더십은 리더가 드러내는 결정과 행위를 통해 발휘된다. 그리고 리더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위대한 성취를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리더와 리더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에서 ‘리더십은 어떻게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로.

리더십은 결과다

리더십은 언제나 결과를 통해 드러난다. 리더십은 리더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고 이 영향력을 통해서 리더와 구성원이 공유하는 목적을 성취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 어떤 지도자라고 해도, 높은 지위에 있는 경영자라고 해도 조직의 목적을 실현하는 성과를 만들지 못하는 한, 우리는 이들을 리더라고 부르지 않는다. 리더십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리더십의 본질은 결과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더는 어떻게 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결정하고 행동하는가?

리더의 행동을 규율하는 이 과정에 리더십의 본질이 있다. 즉, 리더로서 판단하고 행위하는 것, 그것을 일관성과 지속성 속에서 규율하는 힘을 말한다.

리더는 어떻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일까? 특별한 재능과 능력으로? 혹은 성취를 통해 얻게 되는 보상을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우는 집념을 통해? 선구안을 갖춘 통찰력과 모든 일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추진력을 통해?

그렇지 않다. 남다른 재능과 실력, 남다른 강점은 성취를 위해 필요한 자원이지만 리더가 탁월한 성취를 실현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설명할 수는 없다.

모든 리더십은 결과를 만든다. 이 결과를 만드는 원천은 리더의 결정과 행위 속에 있다. 왜 그런 결정을 하는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이런 결정과 행위를 이끈 원천은 무엇인가? 결국, 리더로서 생각하고 행위하는 과정 속에 본질이 있다.

그것은 책임과 리더십행동이다. 리더는 책임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리더로 행동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책임이다.

리더의 존재의의는 외부에 있다. 리더의 존재의의는 리더의 희망이 아니라 조직의 필요, 사람들의 필요다. 이것이 리더로서 행동하는 출발점이다. 만일, 리더가 자신에게서 출발한다면

그는 권력자일 수는 있겠지만 리더는 아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욕망이나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판단하고 행동한다. 역사에는 탁월한 재능, 매력적인 카리스마, 또는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자신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행동하고, 결국은 공동체를 파괴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을 넘어선 공동체의 목적 실현에 공헌하는 것, 이를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리더로서 행동한다. 책임을 수용하는 사람은 책임을 실현하고 목적에 공헌하기 위해 자신의 과업을 분별하고 선택한다. 곧 올바른 일을 찾게 된다.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이 리더십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

올바른 일을 하려는 의지는 리더로서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바로 리더십행동이다.

리더십은 리더십행동이다.

다음은 많은 리더들과 지도자들을 만났고 교류했던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리더십은 타고난 자질이 아니다. 성격이나 재능이 아니다. 리더들은 다양한 성격과 태도, 가치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외향적인 사람도 있고 은둔형인 사람도 있다. 털털한 사람-장악형 사람. 관대한 사람-인색한 사람. 숫자형 사람-비전형 사람…. 그런데 능력 있는 리더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 모두가 합당한 방식으로 합당한 일을 한다.”

내 경험으로도 이 말은 진실이다. 리더들은 저마다 다르다. 똑 같은 리더는 없다. 또한 리더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나 상황, 목적은 다르다. 그렇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뛰어난 성취를 이끌었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서 리더로서 필요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다. 즉, 리더십행동을 실천한 것이다.

리더십행동이란 리더로서 책임을 수용하고 조직의 사명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맥락 안에서 올바르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리더십 행동은 리더로서의 책임을 실현하는 일관된 행동이다. 몇 가지 예를 제시한다.

● 조직의 사명과 목표에 대해 책임지려는 행동

●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성실한 실천을 통해 사람들이 조직과 목표에 대해 신뢰하도록 하는 행동

● 사람들을 각각의 인간으로서 이해하고 각자를 공헌하는 사람으로 존중하는 행동

●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책임을 지려는 행동

● 권위가 아니라 신뢰로, 지위가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명령이 아니라 공유된 비전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긍정적 동기를 고취하는 행동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멋진 연설, 강력한 권위로 사람들을 지휘하는 행동이 리더십행동이 아니다. 리더십행동은 조직의 비전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동의 힘으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올바른 일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높은 목적의식을 갖도록 고취

하고 사람들이 공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행동이다. 사람들의 성장과 공헌은 조직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정한 리더십을 만든다.

리더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한다

올바른 리더는 자신의 책임을 숙고한다. 그리고 올바른 결정과 행위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과업을 찾고 그 일을 실제로 한다.

<수도원의 경영자, 안젤름 그륀>

“그린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 재정을 맡고 있는 저는 경영 경력이 34년 정도 됩니다. 당가(Celleratius)는 수도원의 재정 담당자를 뜻하지요. 저는 300여명의 직원들을 관리하고 20여개의 수도원 소유 수공업체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재정의 최고 책임자이기도 합니다.

이 일은 철저하게 세속적인 일이지요. 하지만 제게 이 일은 영적인 과제이기도 합니다. 제가 직원들을 대하는 방식과 제가 결정하는 수도원의 경제활동 방식이 직원들이 일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는지 분명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첫 과제는, 평화와 신뢰 그리고 희망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어렵고도 중요한 요청입니다. 둘째, 직원들 상호 간의 바람직한 관계 유지와 새로운 형태의 경제행위, 특히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섬세한 감각을 직원들의 마음속에서 자리 잡게 하는 일입니다. 돈 뒤에 몸을 사리고 앉아서 돈을 손에 쥐고 있다는 위치를 이용해 권력을 휘두르는 수도원 당가가 있습니다. 대표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유혹을 모를 수 없지요. 따라서 직원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대신 그들을 북돋워주는 일, 자기가 잘났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대신 삶을 일깨워주는 일이 그만큼 더 중요한 거지요.“

<요헨 차이츠(Jochen Zeitz). 전 PUMA CEO>

“나의 책임은 어디에서 시작되며 어디에서 끝나는가? 최저임금만 지불하면 나는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인가? 친환경적 원자재와 그런 원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선택함으로써 생산비용을 절감하려 할 때 나는 과연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인가?

아니면 훨씬 더 높은 이윤을 얻기 위해 생산과정 개선의 속도를 늦출 경우 나는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인가? 나의 책임은 내가, 나의 행위가 초래할 결과를 의식하는 정도에 따라 점점 더 커지는 것이 아닌가?(중략)

나는 한 테니스 시합 중계방송에서 보리스 베커(Boris Becker)의 라켓에 푸마 로고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푸마라니, 푸마가 아직 있나?”라고 했다. 내가 푸마에 들어왔을 때 푸마는 수년 간 적자를 겪고 있었고 그야말로 몰락 위기에 놓여 있었다. 내게 주어진 유일한 책임은 밭에 물을 대고 밭에서 다시 수확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일처럼 보였다.

지난 수년 동안 나의 책임의식은 더 커졌다. 나의 책임은 처음에는 나 자신과 가족에 대한 책임이었다. 그 후 취업과 출세에 대한 책임이 뒤따랐다. 오늘 나는 더 큰 범주에서 다른 사람들과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느낀다. 우리의 공동체와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다.”

<출처: 피터 드러커 경영수업, 문정엽 저, 2016, 북이십일>

리더십: 과업, 신뢰, 책임

리더십의 본질은 힘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리더는 그의 희망이 아니라 조직이 그에게 요구하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는 일과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수용할 때, 비로소 올바른 리더십 행동을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책임을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로서의 성공은 진정성과 리더십 행동에 달려있다.

리더는 먼저 자신이 해야만 하는 올바른 과업을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올바른 과업은 조직의 목적 실현을 위해 해야만 하는 마땅한 일이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성취를 위한 일이다. 그리고 리더로서 책임을 이행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리더와 사람들은 강력한 신뢰를 형성한다. 사람들은 리더가 말한대로 행동할 것을 믿기 때문에 리더를 신뢰한다.

이런 신뢰가 ‘나’가 아닌 ‘우리’라는 조직 정신을 만든다. 그리고 조직 목표에 대한 몰입과 공헌을 만들 수 있다. 어떤 조직에 리더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를 알려면 그 조직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우리로서 행동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지위가 아니라 책임이, 권위가 아니라 신뢰가, 말이 아니라 행동이 리더를 만들고 리더십을 만든다. 과업, 책임, 신뢰는 리더의 여정에서 반드시 함께 해야 하는 리더십의 원천이다. 그래서 리더십은 재밌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전혀 극적이지도 않고 어쩌면 지루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선호나 야망을 자제하고 조직을 위해, 사람들을 위해 마땅한 일을 계속 하는 의지와 힘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이 위대한 성취를 이뤄내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Action Point 

경영자로서 내가 추구하는 것,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라.

1. 내가 지금 노력하고 있는 일은 리더로서 마땅히 해야만 하는 올바른 과업인가?

2. ‘리더십은 책임이다’라는 말을 생각해 보라. 나의 책임은 무엇이고 어디까지인가? 이 책임을 나는 진정으로 수용하고 있는가?

3. 우리 조직에서 직원들은 성장하고 있는가?

4. 직원들이 더 높은 비전과 책임감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5. 리더로서 직원들과 높은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