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도 미국도 “K방산 가성비 최고”…방산 4사 최고 매출 쏘나
한화에어로, 첫 공산권 국가 베트남에 진출 기술력 인정받은 LIG넥스원, 美 진출 임박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최근 전세계적인 안보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가성비 좋은 국내 방산 제품을 향한 각국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 LIG넥스원은 미국, 베트남 등 그간 수출 활로가 뚫리지 않았던 국가들까지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2조원을 돌파한 방산 4사(한화에어로·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 영업이익은 올해 다시 한번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 베트남을 동남아 전초기지로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베트남 정부와 K9 자주포 도입 시점 등 세부 조건에 대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국내 방산업체의 첫 공산권 국가 수출 사례가 된다.
베트남은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과 교전한 역사가 있는 데다 지금도 공산당 유일 정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1986년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선언한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빠르게 안착됐고 2020년대 들어 한국의 3대 교역국에 자리할 정도로 성장했다.
베트남은 우리와 체제가 따르기 때문에 방산 분야에선 상호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중국과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을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한국을 포함한 자유 진영의 무기 체계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
한화에어로는 베트남을 전초기지 삼아 더욱 다양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 경쟁 국가가 군비를 증가하면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다른 국가들도 K9 자주포 도입에 관심을 표명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에어로 다음 목표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한국과의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협력을 시사하는 등 국내 방산업계에 큰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는 다가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한 달여 앞두고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DRS 글로벌 법인 사장을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쿨터 대표는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부차관보 등을 지낸 공화당통으로 손꼽힌다. 한화에어로는 쿨터 대표의 인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소통, K9 자주포 수출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육군은 자국산 M109 팔라딘 자주포를 대체할 ‘자주포 현대화’ 사업의 후보군에 K9 자주포를 포함시킨 상태다.
LIG넥스원, 중동 넘어 미국으로
그동안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수출에 집중해왔던 LIG넥스원도 비궁을 앞세워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2.75인치 유도로켓인 비궁은 해안으로 고속 기습 상륙하는 함정 및 공기부양정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다. 비궁은 지난해 7월 미 국방부가 주관한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시험 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키며 수출 기대감이 커졌다. 국내 방산업체가 개발한 유도무기가 해당 시험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용 드론(무인 항공기), 무인 로봇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2월 미국 드론 기업 스카이디오와 인도‧태평양 지역 군용 드론 공동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카이디오 자율 드론 플랫폼 X10D에 LIG넥스원 정밀 전자 시스템을 통합해 인도·태평양 지역 특수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앞서 같은해 7월에는 미국 4족 보행 로봇 제조사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 인수를 완료하며 군용 무인 로봇 분야 경쟁력을 확보했다. ‘로봇 독’으로 불리는 4족 무인 지상 비히클 제품 비전60은 미 공군과 국토안보부, 이스라엘군 등이 사용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해외 진출 확대를 회사 제1 목표로 설정하기도 했다. 신익현 대표는 지난해 9월 ‘LIG 글로벌 데이’에서 2030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 20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