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망기업-클라르나] 믿고 쓰는 후불결제…편리함에 MZ들 ‘환호’
BNPL 선구자인 스웨덴 핀테크 대표 기업 2005년 스톡홀름 경제대학 석사과정 학생 설립 2025년 IPO 준비…기업가치 최대 200억 달러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는 최근 글로벌 MZ세대가 선호하는 소비 방식이다. BNPL이란 약자 그대로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하는 소액 대출상품이다. 당장 현금·신용카드가 없어도 상품을 우선 결제하고 추후 갚는게 가능해 일종의 ‘외상 거래’라고 볼 수 있다.
미리 구매하고 할부로 대금을 상환한다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려면 까다로운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하는 반면 BNPL 서비스는 신용등급이 낮아도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이자나 수수료도 없다.
BNPL 서비스는 이른바 씬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부족자)라 불리는 무직·학생·주부의 소비 대안으로 떠오른다. 특히 구매 욕구는 크지만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MZ세대에서 인기다. 미국 밀레니얼세대의 약 60%가 BNPL 서비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BNPL 서비스는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가 처음으로 개척했다. 클라르나는 지난 2005년 스톡홀름 경제대학(Stockholm School of Economics) 석사과정 학생이던 세바스천 시미아트코프스키(Sebastian Siemiatkowski)가 동기 2명과 함께 만든 회사다.
당시 시니아트코프스키는 소비자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다.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불편해 하거나 보안 문제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만든게 지금의 BNPL 서비스다.
클라르나는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결제서비스’를 목표로 소비자 중심의 편리한 결제 방식을 추구한다. 지금 구입하고 30일 후에 갚는 ‘Pay later in 30 days’, 30일 간격으로 3회에 나눠 지불하는 ‘Pay in 3’, 2주 간격으로 4회에 나눠 지불하는 ‘Pay in 4’ 등 다양한 결제 옵션을 제공하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클라르나는 2010년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2015년에는 미국에 진출했다. 특히 2020년대 초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시장이 커지며 폭풍 성장했다. 2021년에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리드하는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456억 달러(한화 약 60조원)를 평가받으며, 유럽 최대 유니콘 기업으로 위상을 다졌다.
현재 클라르나는 전 세계 45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총 활성사용자 수는 8500만명에 달한다. 월드페이(Worldpay)·애플페이(Apple Pay)·아디옌(Adyen)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서비스 범위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가맹점 수는 60만개가 넘는다.
수익성도 양호하다. 클라르나는 지난해 3분기 순이익 2억1600만 스웨덴 크로나(약 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수익이 33% 증가하며 글로벌 수익이 23% 늘어난 결과다. 또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며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마케팅 비용을 전년 대비 16% 줄였다.
이러한 성과를 발판 삼아 올해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클라르나는 지난해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서류를 제출했다. 기업가치는 150억 달러(약 22조원)에서 200억 달러(약 29조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IPO 시장이 달아오르며, 첫 대형 IPO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편 클라르나는 BNPL 서비스를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금융서비스인 ‘클라르나 밸런스(Klarna Balance)’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클라르나 앱(App) 안에서 다양한 금융활동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같은 작업이 IPO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