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유통’ 현대百그룹 정지선 회장 “ESG 신기록 행진 이어간다”
2022년 독립자원순환 시스템 ‘프로젝트’ 직접 챙겨 고객 참여형 365 리사이클·친환경 소재 선물세트 인기
[인사이트코리아 = 이시아 기자] 현대백화점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업계 최초 타이틀을 계속해서 써내려가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활동을 확장해 고객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한국ESG기준원(KCGS)이 실시한 2024년 ESG 평가에서 백화점 업계에서 최초로 2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획득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고객 참여형 캠페인 ‘365 리사이클’이 대표적이다.
365 리사이클 캠페인은 현대백화점 전 점포에서 실시하는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고객으로부터 의류·잡화 등 물품을 상시로 기부 받아 친환경 용기·쇼핑백 제작 등에 활용한다.
최근에는 2000여 명의 고객 참여로 모아진 패딩류를 업사이클했다. 패딩 겉감과 내피를 분리한 후 선별·가공 과정을 거쳐 충전재 270kg를 확보했다. 충전재는 패딩 조끼 2000개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와 협의를 거쳐 이를 ▲서울시 쪽방상담소(돈의동·창신동·남대문·서울역·영등포) 1300개 ▲서울시아동복지협회(12개 아동복지센터) 326개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374개 전달했다.
착한 포장 정책도 긍정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추석부터 친환경 패키지 소재를 발굴해 착한 포장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의 ESG 과일 선물세트 패키지는 100% 종이만 사용한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과일을 보호하기에 적합한 포장재를 찾기 위해 바이어들이 포장재 박람회까지 참석할 정도로 패키지 개발에 온 힘을 썼다. 6개월간 수많은 샘플 테스트와 업체 미팅을 통해 허니쿠션을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배송 중 과일이 움직이거나 부딪혀 상처가 나지 않도록 말랑한 플라스틱 소재의 ‘팬캡’과 ‘SP망’으로 일일이 과일을 감싸 포장했는데, 종이 완충재인 허니쿠션으로 교체했다. 허니큐션은 종이 재질로 재활이 가능하며 촘촘하게 짜인 벌집 패턴 모양으로 패턴 사이의 공기층이 외부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종이 포장재를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 인기에 앞으로 명절 선물세트에 관련 상품 구성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또 지난해 추석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고객 반응 등을 꼼꼼히 살펴 포장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유통 업계 최초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보고서도 발간했다. 체계적인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지난 2023년 기후변화 부문 정보 공개 국제 기준인 TCFD 권고안에 따른 보고서를 작성했다.
TCFD는 지난 2015년 주요 20개국(G20)의 요청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설립한 국제 협의체다. 기후변화 예상 시나리오에 따른 기업의 경영전략과 실천방안을 수립하도록 권고안을 제시한다.
현대백화점은 ▲탄소중립을 향한 길 ▲자원순환 체계 구축 ▲고객 행복 프로젝트 ▲더 안전한 환경조성 ▲책임있는 협력사 관리에 대한 전년도 활동과 향후 계획을 ESG 스토리 북 형태로 제작했다.
현대백화점 ESG 경영은 그룹 방향성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1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당시 이와 함께 ESG 경영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활동을 확장해 고객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정 회장은 2021년 경영전략 회의에서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사회적 기준이 높아진 만큼, 친환경 경영은 ‘미래 세대에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직원과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로드맵을 갖추고 앞장서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나가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엔 정 회장이 직접 백화점 친환경 쇼핑백 제작까지 챙긴 사례도 있다. 당시 독립 자원순환 시스템 ‘프로젝트(Project) 100’을 통해 사용한 친환경 쇼핑백은 1년 만에 800만장(758톤)을 넘었다. 정 회장은 “기왕 친환경 백을 만드는 만큼 염료 사용을 최소화하자”며 제작을 진뒤지휘했다는 후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나서 ESG 경영은 지주회사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ESG 기조에 맞춰서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