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의 턴어라운드 4.0] 노키아는 어떻게 재기했나
성장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인사이트코리아 = 이창수 전문위원] 현재 급격한 기술, 시장의 변화와 불확실성에 직면했고 제품의 수명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 없이 현재의 상황에 그대로 머무른다면 얼마 가지 않아 제품은 정체기와 쇠퇴기를 맞이할 것이고, 회사는 시장을 잃고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단지 성공을 통해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를 통해 쇠퇴할 것인가의 문제다.
신제품·신사업,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많은 기업이 신사업에 대한 도전을 통해 기업의 성공과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했다. 애플은 컴퓨터를 제조하는 하드웨어 회사에서 아이팟, 아이폰, 애플컴퓨터 등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아이튠즈, 애플 앱스토어 플랫폼을 만들고 솔루션과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로 신사업을 추
진해 회사의 성공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노키아는 한동안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사업 전환에 늦어 쇠퇴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신사업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글로벌 통신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해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자동차 제조를 근간으로 철강 소재, 자동차 부품 산업, 물류, 소프트웨어, 판매사업을 아우르는 전후방 수직계열화와 기아자동차를 인수함으로써 얻은 수평계열화를 동시에 추진해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는 전기차, 수소차, 로봇, UAM(Urban Air Mobility) 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가전회사에서 핸드폰회사로, 핸드폰 회사에서 스마트폰회사로 발전했으며 신사업으로 메모리사업을 성공, 발전시켜 현재에 이르렀다. 지금은 파운드리사업과 시스템LSI사업, 자동차 전장사업, 인공지능(AI), 로봇 사업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 기업은 시장 환경과 자사의 환경에부합하는 신사업을 추진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는 신사업이 실패할 경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왜 어떤 회사는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성공하고 어떤 회사는 실패해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신사업 추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지식과 지혜를 겸비하고 성공 경험을 갖고 있으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 있을 때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회사의 사업과 관련성이 높고 회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부분을 지렛대로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현재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보다 성공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존 사업을 통해 갖고 있는 정보, 기술, 인프라, 경험을 활용해 더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으며 성공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신제품, 신사업을 어떤 절차로 진행했는지에 대한 경험담이다.
인재를 발굴하고 적극 활용하라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신사업 또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사업화하기로 결정했다면 다음과 같이 철저한 준비와 기획을 통해 사업을 선정하고 환경 분석을 통해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첫째 사업을 전담할 책임자를 선임해야 한다. 사업의 선택, 계획, 전략 수립 및 실행은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다. 똑같은 사업을 추진해도 추진하는 사람에 따라 계획 및 전략, 실행을 하는 방법과 결과가 모두 다르다. 어떤 사람은 큰 성공을, 어떤 사람은 현상 유지를, 어떤 사람은 큰 실패를 가져온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창의적이고 도전 정신이 강한 인재를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신사업 및 신제품에 대한 개발과 성공 경험이 여러 번 있었고 신사업 추진이야말로 회사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해 직접 총괄해 신사업을 추진했다.
둘째 신규사업, 신제품 개발 및 사업화에 투자할 자금 및 인력의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회사의 자금과 인력의 여유 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 이상의 자원을 투자한 후 사업이 실패할 경우 회사의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투자 재원의 규모를 미리 정하고 정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선정, 추진해야 한다. 나는 회사의 가용 자금, 추가 차입 가능 규모, 추가 증자 가능성, 재무 현황, 현금흐름 분석을 통해 추가 현금화가 가능한 금액을 추산하고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가용 자금 규모를 설정했다.
셋째 기업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신사업, 신제품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신사업은 계획부터 실행, 성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반드시 회사의 목표와 부합해야만 추진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사업은 경험적으로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그 대상 선정 및 창조적인 사업전략을 세우고 실행해 그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때 신사업의 대상을 기존 자사와 사업적 연관성이 있는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사업적 연관성이 전무한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성공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 이유는 제품과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기존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 즉 기술, 경험, 설비, 유통 채널 정보 및 장악력 등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신제품 개발이나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자사와 관련이 있는 제품, 신사업을 사업의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실행한 성공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사례 기존 제품에 신기술 및 타 산업의 기술을 결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였다. 즉, 기존의 리벳(Rivet)과 요크(Yoke)를 이용한 다층 구조의 일반 와이퍼를 하나의 금속 프레임에 고무 블레이드를 삽입한 플랫 와이퍼로 개발하여 겨울철에 닦기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 신제품은 프레임 구조를 획기적으로 혁신한 것은 물론이고 고무에 화학물질로 발수 코팅을 하는 화학산업 기술과 결합되어 신기술을 갖춘 개발 사례라고 할 만하다.
두 번째 사례 기존의 하드웨어 제품 판매에서 하드웨어에 콘텐츠와 플랫폼을 결합한 ‘솔루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즉, 체성분분석기 하드웨어 판매업에서 체성분 분석기에 식이, 운동 처방 솔루션을 비롯해 혈압계 및 운동 장비를 연결해 플랫폼화 하고 여기에 진단, 처방, 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제품화하고 사업을 확장해 타사 장비의 진입을 차단했다.
세 번째 사례 기존에 형단조 제품에서 가공, 열처리, 도장, 조립의 공정을 추가한 완성 부품으로 제품을 확장해제품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확장했다. 또한 기존 자사의 원자재를 공급하는 제강사, 열처리 회사, 가공 회사, 도장 회사 등의 회사들과 협력해 이 회사들의 경쟁력을 활용해서 경쟁사보다 더 낮은 원가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었다.
네 번째 사례 정형외과 및 수술실에 수술대, 무영등을 공급하고 있던 의료기기 회사에서 동일 고객에게 다수의 신제품을 추가적으로 공급했다. 즉, 동일 고객에게 펜던트, 진단 의자, 수술방 소모품 등을 추가적으로 확장 공급해 동일 고객에 대한 판매 및 유통의 시너지를 확보하는 제품 확장 전략을 추진했다.
미래 성장은 신규 사업으로 승부하라
네 번째 신사업의 시장 규모 및 성장성은 미래의 매출액과 연관되므로 다른 항목에 우선해 검토해야 한다. 시장 규모가 작거나 성장성이 낮을 경우 기존에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와의 경쟁으로 자사가 확보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더 작을 것이고 여기에 미래 성장성까지 낮다면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신규 사업으로는 적절치 않다.
다섯 번째 고객, 자사, 경쟁사에 대한 분석 및 환경 분석과 산업, 시장, 경쟁, 시장 진입장벽, 대체재, 비교우위 등을 분석해 경쟁사 대비 자사의 기회, 위협, 강점, 및 약점을 분석하고 자사의 사업 모델과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현재와 같이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큰 경우에는 거시 환경 분석을 통해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사업 모델에 반영해야 한다.
거시 환경은 정치, 경제, 사회, 및 기술 등을 분석해 변화의 추세를 예측하고 사업 분석에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 모델의 경우는 경쟁사 및 잠재적 경쟁사와 대비해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갖고 있든지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사업 모델과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즉, 기존에 없는 새로운 기능 및 기술을 추가해 신제품을 개발하든지, 경쟁사보다 더 낮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든지, 아니면 더 좋은 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 경쟁사보다 더 높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업모델이 완벽할수록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 및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을 줄일 수 있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여섯 번째 사업모델과 사업전략이 수립됐다면 실행 전략 및 운영 계획을 각 기능별로 수립해야 한다. 이때 기능별로 조달, 생산, 물류, 영업, 애프터서비스 및 자금 조달 및 운영, 인력 및 조직, 신규 공장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전략 및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일곱 번째 실행 전략 및 운행 계획이 수립됐다면 사업성 평가를 진행해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사업을 추진할 때도 본격 생산 이전에 샘플을 생산해 제품에 대한 분석 및 테스트 마케팅을 통해 신제품에 대한 수요예측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출시 이전에 제품 개선을 실시해야 한다. 이제 준비가 완료됐다면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신사업을 추진해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
지금 세계경제는 미중 패권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재고증가 및 경기 침체 징후 발생 등으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고 기업은 매출 감소, 재고 증가 및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상황을 겪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불황 가능성 증대로 많은 기업은 사업축소,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술과 시장 변화가 빠르고 ICT 및 AI 혁명으로 인해 시장 변화에 맞춘 새로운 제품, 새로운 사업이 빠르게 탄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대한 대응 없이 사업을 축소하고 현재 제품에만 집중할 경우 회사는 얼마 가지 않아 시장을 잃고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단지 신사업 성공을 통해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실패로 쇠퇴할 것인가의 문제다.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을 기르고 철저한 준비와 기획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신사업을 추진해 회사의 존립과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준비된 신사업, 성공이 예정된 신사업을 추진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