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파...여행업계 연말연시 ‘특수’ 사라졌다
항공기 포비아 확산되면서 취소 급증...여행업계 시름 깊어져 여행업 위축 우려에 여행주 약세로 마감…일제히 하락세 그려
[인사이트코리아 = 이시아 기자]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그리던 여행업계가 ’무안 사고’라는 갑작스러운 참사로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주항공 무안국제공항 사고로 생긴 ‘항공기 포비아(공포)’가 해소되기 전까지 업계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3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항공기 포비아’ 현상은 전 항공사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뿐 아니라 다른 항공사들도 항공편 취소 연락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동남아, 일본, 중국 등 근거리가 대다수이며 유럽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안 사고 이후 평상시보다 취소가 2배가량 늘었고, 신규 예약은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형 참사다 보니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모든 여행사들이 홈쇼핑 판매가 예정돼 있던 것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여행업이 위축될 거란 우려에 여행주도 약세로 돌아섰다. 참좋은여행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 보다 5.59% 떨어진 주당 5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노랑풍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02% 하락한 4600원이었다. 하나투어는 2.16% 내린 5만4300원, 모두투어는 0.72% 내린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안은 어느 항공사도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정책 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불안정한 국내 정세 및 경기와 맞물린 이번 참사로 인해 항공 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1년 만에 벌어진 국적기 사고로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항공기를 교통수단으로 하는 여행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며 이로 인해 당분간 여행사들이 여행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9일 오전 9시 3분경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지나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항공기가 전소하면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참사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첫 대형 사고이자 11년 만의 국적 항공기 사고다. 국내외에서 발생한 역대 국적기 사건·사고 가운데에서도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