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악재...HMM 추진 해운 동맹 급제동
미국 FMC,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승인 연기 7월 다른 동맹 제미나이도 연기...두 달 후 승인 독점 여부 등 경쟁 관련 문제 제기돼 “나머지 동맹 3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대응“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새롭게 구성한 해운 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출범 승인이 미국 당국에 막힌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통상적 절차일 뿐이라며 큰 문제 없이 승인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무산 시 HMM의 글로벌 전략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는 지난 6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승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독점 여부 등 경쟁 관련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FMC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추가 정보 요청서(RFAI)를 요구했다고 명시한 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제출한 협약서는 잠재적 경쟁 영향을 완전히 분석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세부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해운 동맹은 국가별로 신고제나 승인제로 운영된다. 미국은 FMC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 문턱이 만만치 않다. FMC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로부터 추가 서류를 제출받고 45일간의 재검토 기간을 거친 뒤 승인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FMC는 지난 7월에도 또 다른 신규 해운 동맹 제미나이에 RFAI를 요구했다. 제미나이는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팍로이드가 내년 2월 출범시키는 해운 동맹으로 미국, 아시아, 중동, 유럽 노선 등을 운항한다.
다만 제미나이는 RFAI를 접수한 지 14일 만에 추가 자료를 제출했고 9월 9일 FMC 승인을 받았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역시 제미나이 사례와 같이 무난히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FMC 승인 연기는 HMM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겪을 미국우선주의 예고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HMM은 트럼프 1기 당시 관세 폭탄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관세 부과는 무역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무역 수요와 물동량을 모두 감소시킬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에도 모든 외국산 수입품에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1기 때처럼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로 물동량이 증폭해 단기적으로는 호실적을 이어나갈지 몰라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물동량 감소로 위기가 찾아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운 동맹과 관련해서도 해운사들의 독과점 문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규제를 강화할 확률이 상당하다. FMC는 지난 7월 HMM을 국영선사 목록에 포함시키며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HMM 관계자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3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준비하고 대응할 계획“이라며 “앞선 제미나이 승인 사례도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HMM이 일본 ONE, 대만 양밍과 구성한 신규 해운 동맹이다. 기존 ‘디 얼라이언스‘에서 독일 하팍로이드가 빠지면서 생긴 유럽 노선 공백을 메우고자 스위스 MSC와 추가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해운 동맹은 선박, 노선, 항만 터미널 등을 공유해 비용을 절감한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내년 2월부터 5년간 협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