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뜨는 기업의 비밀⑧] 일진전기 93%↑…내년 더 기대된다

홍성 2공장 완공으로 생산능력 확대…4000억 매출 증대 기대 3분기 실적 부진, 트럼프 행정부 ‘보편 관세’는 변수

2024-12-02     이숙영 기자
일진전기 변압기.<일진전기>

[인사이트코리아 = 이숙영 기자] 일진전기가 최근 한국거래소 ‘KRX300’ 지수 구성종목으로 새롭게 편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인공지능(AI)발 전력기기 수요 폭발에 힘입어 연초 대비 93% 상승했다. 올해 홍성 2공장이 완공됨에 따라 내년에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주식시장에서 일진전기는 전거래일 대비 500원(2.37%) 내린 2만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올해 1월 2일 1만640원에서 시작해 이날까지 93.6% 상승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약 5800억원 불어났다. 현재 일진전기의 시총은 9823억원으로, 코스피 기업 중 238위다. 

일진전기 시총은 HD현대일렉트릭(12조757억원)‧LS일렉트릭(4조3590억원)‧효성중공업(3조5992억원) 등 국내 3대 전력기기 기업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성장세는 빠르다. 최근에는 KRX300 지수 구성종목에 편입됐다. KRX 300은 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우량종목 300개를 선정해 발표하는 지수다.

일진전기 성장은 AI발 전력기기 수요 증가가 뒷받침됐다. 전력기기는 AI 시장 성장, 미국 전력망 노후화, 신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올해 수주잔고는 2조3230억원이다. 그중 초고압변압기 등 중전기기 수주잔고는 지난해보다 183.2% 늘어난 1조469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도 성장했다. 회사 매출은 2021년 9320억원, 2022년 1조1650억원, 2023년 1조247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0억, 310억, 61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5910억원, 85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6%, 39.3% 높다.

최근 1년간 일진전기 주가 변화 추이.<네이버페이증권>

증권가에선 회사가 내년도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10월 완공된 홍성 2공장 때문이다. 기존 홍성공장 부지에 약 680억원을 들여 신설한 2공장은 올해 10월 완공됐다.  지난달 시험가동을 거쳐 이달부터 정상가동 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초고압변압기를 생산하는 홍성 2공장 완공을 통해 약 4000억원의 매출 증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홍성 2공장 증설에 따른 매출액‧영업이익 증대가 2025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수주잔고를 매출액으로 빠르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수입 상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초고압변압기 미국 수출이 많은 일진전기는 더 많은 관세 부담을 질 수도 있다. 일진전기 해외 수주 잔고 내 미국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HD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3대 전력기기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어 일진전기보다 부담이 적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1년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설립했다.  올해 7월 변압기 전문 보관장을 준공하며 시설을 확대해놓은 상태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올해 설비를 추가 증설키로 했다.

일진전기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떨어진 1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에 3분기 실적 공시(11월 13일) 전 2만7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2만원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향후 초고압변압기 계약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체결한 북미향 43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계약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로 인식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동종업계 경쟁기업 대비 높은 이익 성장률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생산시설 증설은 2025년 하반기부터 매출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변압기, 전선의 매출이 각각 기존 대비 67%, 63%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현재 목표 주가수익비율 대비 38%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 중으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